†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시몬과 데메트리오스의 동맹(1마카 13,31-42)

아무튼 요나탄의 사망 소식에 시몬은 사람을 보내어 자기 아우의 유골을 정성껏 거두어다가 조상들의 성읍 모데인에다가 고이 묻었다. 온 백성은 큰 소리로 통곡하며 정성을 다해 여러 날이나 그의 죽음을 장엄하게 애도하였다. 그리하여 동생의 죽음을 맞이하여 형 시몬은 매끈하게 간 돌을 가지고 자기 아버지와 형제들의 무덤 위에 기념비를 높이 세워두어, 멀리서도 그것이 온 이스라엘의 눈에 띄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부모님과 형제들을 기념하는 피라미드 여러 개를 서로 마주 보게 세웠다. 이렇게 받침돌 위에 세운 피라미드들은 무덤 장식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이는 당시의 근동 지역에서 무덤을 꾸미는 한 특징이었다고 여겨진다. 또 그 곁에는 여러 구조물을 공들여 만들고, 그것들을 큰 기둥들로 둘러싼 다음, 기둥마다 영원한 기념물로서 무장 일체를 얹고 그 옆에 여러 배들을 조각해 놓았다.

이렇게 시몬이 동생 요나탄을 장사지낸 그 때에 트리폰은 나이 어린 안티오코스 임금을 배반하고 그를 비참하게 죽였다. 그러고는 그 대신 자기가 임금이 되어 아시아의 왕관을 썼다. 그리고 그 땅에 큰 재앙을 불러들였다. 이는 어쩌면 그에게는 예정된 일로 보였다. 그만큼 그는 사악하고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고 있었다.

한편 그즈음 시몬은 유다에 여러 요새를 지어 그곳을 높은 탑과 큰 성벽으로 둘러치고 성문과 빗장으로 튼튼히 한 다음, 그 안에 오랜 기간 먹을 양식을 저장하였다. 그리고 시몬은 또 사람들을 뽑아 데메트리오스 임금에게 보내어 유다 지방의 세금을 면제해 달라고 간절히 청하였다. 이는 트리폰이 한 짓이라고는 유다 백성에게는 모두 노략질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메트리오스 임금은 이러한 편지를 써 시몬에게 보냈다. “데메트리오스 임금이 대사제이며 임금의 벗인 시몬과 원로들과 유다 민족에게 인사합니다. 귀하가 보낸 금관과 야자나무 가지는 잘 받았습니다. 우리는 기꺼이 여러분과 굳건한 화친을 맺고, 여러분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도록 관리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겠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허가한 것은 무엇이나 유효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세운 요새들도 여러분 차지입니다.”

임금의 편지에는 이렇게 우호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편지는 계속 이어진다. “여러분이 이 날까지 저지른 어떠한 실수나 잘못도 우리는 용서하고, 여러분이 우리에게 내야 하는 왕관 세도 면제합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내던 다른 세금이 있다면, 그것도 이제 더 이상 낼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우리 친위대에 들어올 만한 사람이 있으면 들어오십시오. 우리 사이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금관’은 일종의 선물이고, ‘왕관 세’는 해마다 내는 세금이다(10,29 참조).

이리하여 백칠십년에 이스라엘은 이민족들의 멍에에서 벗어났다. 유다인들의 전승에 따르면 기원전 142년 5월 27일이다. ‘멍에’는 조공을 바침으로써 구체화되는 이민족의 통치를 나타내는 상징이다(8,18 참조). 이렇게 시몬이 데메트리오스와 동맹을 맺음에 따라, 백성은 모든 문서와 계약서에 ‘유다인들의 총독이며 지도자인 시몬 대사제 제일년’이라고 쓰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시리아 주둔군의 철수와 세금의 면제는 한 국가가 완전한 독립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이다. 시몬은 아직 임금이 임명한 장수이다. 그래서 대사제와 장수의 연호만을 사용한다.

시몬이 데메트리오스와 동맹을 맺는 그 무렵, 그는 가자라를 향하여 진을 치고 그곳 둘레에 부대들을 배치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2. 시몬의 활약’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