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8 조회수2,367 추천수4 반대(0)

북미주 엠이 모임엘 다녀왔습니다. 첫날은 사제의 날이었습니다. 사제들만의 모임인 줄 알았는데 많은 교우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교우들이 없는 사제의 날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제의 날은 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주례 사제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성가도 영어와 스페인어로 불렀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사제와 교우들 중에는 스페인어가 편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영어도, 스페인어도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영어가 조금은 귀에 익었습니다. 발표자들은 이민자들의 고충과 가난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 고충과 가난을 극복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대화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새는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듯이 교회는 성직자와 교우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늘나라를 향해 여정을 떠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나자렛의 성가정도 많은 고충과 가난이 있었습니다.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말구유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자렛 성가정이 고충과 가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고난과 역경이 사라지도록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용기와 인내를 주시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교통법규를 잘 지켜도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세상 사람들은 가장 큰 것, 가장 좋은 것, 가장 비싼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성공, 명예, 권력의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자들은 하늘나라에서도 당연히 세상의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이렇게 부탁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시면 저는 주님의 오른 편에, 동생은 주님의 왼편에 있게 해 주십시오.” 역시 세상의 기준으로 하느님나라를 생각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의 기준을 새롭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는 사람이 큰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는 우리에 있는 건강한 양 99마리도 중요하지만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이 돌아오는 것을 더 기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되찾은 동전, 되찾은 어린 양,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회개하여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청한다면 우리는 모두 하늘나라에서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가 생각납니다.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가을 추수를 마치고 형제는 서로 생각합니다. 형님은 이제 막 신혼살림을 차린 동생에게 필요한 것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자신의 논에서 볏단을 동생의 논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동생도 형님은 아이들도 많아서 필요한 것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형님의 논으로 볏단을 옮겨 놓았습니다. 그렇게 하던 어느 달 밝은 밤에 형과 동생은 함께 만나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확인한 형제는 서로 깊은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이야깁니다. 우리의 신앙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남을 위해서 배려하고, 나의 것을 챙기기 전에 남의 것을 신경 써 주는 것입니다. 많은 것을 알고, 신학적인 지식을 쌓아야만 신앙심이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을 알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성공했을 때 좀 더 겸손해지며, 옳고 그른 것을 가릴 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양심에 넣어주신 것입니다. 이것을 잘 가꾸는 사람은 신앙심이 깊어질 것입니다. 물질, 경제, 자본, 성공, 과학이라는 잣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시와 문학, 음악과 미술, 철학과 신학, 신화와 문화가 있습니다. 감성 없는 이성은 너무나 삭막할 것입니다. 영혼 없는 육체는 사랑이 없는 집과 같습니다.

 

요즘, 원망과 미움이 생기는지요? 아니면 분노와 질투가 생기는지요? 그렇다면 내가 세상을 내 욕심과 세상의 잣대로 바라보기 때문은 아닐까요? 지금 내 마음에 감사와 찬미가 가득하다면 우리는 이미 신앙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내 앞에 놓인 십자가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여겨진다면 나는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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