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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7 조회수860 추천수2 반대(0) 신고

220807. 연중 제19주일. 

 

오늘은 연중 제19 주일 입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에 대한 교육장면인데, 크게 두 장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곧 자선으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 하느님의 왕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라는 장면(루카 32-34)과 게으름과 자만에 빠지지 말고 주님의 오심을 깨어 기다려야 한다는 장면(35-48)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주님의 재림과 관련한 세 가지 비유 곧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35-38), “도적의 비유”(39-40), “청지기의 비유”(42-48)가 소개됩니다.   

 

먼저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 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이 말씀은 “깨어있음”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곧 그것은 단지 잠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라, “기다리는 사람”임을 말해줍니다. 잠들지 않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인이 돌아오면 문을 “곧바로 열어 주려고” 뜨거운 열망으로 기다리는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사랑의 열망으로, 임을 그리워하는 것이 깨어있음이요, 임을 희망하는 것이 깨어있음이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 기다림, 이 희망은 이미 축복입니다. 그 안에 이미 임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을 지향하여 있는 까닭입니다. 바로 그 지향 안에서 깨어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결국, “깨어있음”은 지향 곧 임의 뜻 안에 깨어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깨어있음“의 표시를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루카 12,35)

 

 “허리에 띠를 띠고”라는 말은 과월절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주신 말씀을 연상케 합니다. 곧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탈출 12,11)는 말씀을 떠올려 줍니다. 곧 깨어있음은 마치 출애굽의 긴장을 갖추는 것과 같다는 말씀입니다.   

 

한편,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합니다. ‘등불’은 정신과 마음이 깨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곧 님을 향한 기다림 곧 지향을 켜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깨어있는 이들인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이미 등불을 지니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것은 임께서 우리 안에서 빛을 밝히고 계신 까닭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깨어있을 수 있음”은 깨어 계시는 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까닭입니다. 아니, 그렇게 임께서 우리에게 시중들고 있는 까닭입니다. 이토록, 임께선 이 순간에도 우리를 휩싸고 돕니다. 우리 안에 현존하시며 나와 더불어 활동하십니다. 그래서 당신은 “깨어나라” 하지 않으시고, “깨어 있어라” 하십니다.  

 

이어서, 들려주는 “도적의 비유”(39-40)도 “깨어있음”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깨어있음 곧 하느님 나라에 대한 고대와 기다림은 ‘행복’과 동시에 선언됩니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40)라는 말씀은 어떤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밀려올 그 빛에 기쁘게 마음을 활짝 열어 놓으라는 촉구의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청지기”에 비유하십니다. 이 역시 “깨어있음”이 의미를 일깨워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청지기”에게 충실함과 슬기로움을 동시에 요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대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냐?”(루카 12,42)   

 

이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종들이 아니라, 주인의 종들이 맡겨졌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그들을 돌보는 일이 주인을 섬기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인의 뜻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곧 그 맡겨진 이들을 돌보는 일은 그들을 다루는 기술이나 요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에 따라 정해진 양식을 내어줄 수 있는 데”(루카 12,42) 있기 때문입니다. 곧 주인의 뜻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뜻을 아는 지혜는 솔로몬에게서 보듯이, “듣는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곧 지혜는 먼저 귀 기울여 듣는 이에게 주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주인의 뜻을 아는 슬기로움”을 “주인의 뜻에 따라 사는 충실함”과 함께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루카 12,47)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으로부터 맡겨진 사명을 받은 청지기들 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충실함과 슬기로움으로 맡겨진 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사명을 받은 이들입니다. 다름 아닌 주님께서 맡겨준 형제들에게 주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양식으로 내어주는 일, 그것이 곧 주님께 대한 충실함과 슬기로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은 새겨들어봅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 12,48)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행복하여라.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주님! 

깨어있게 하소서! 단지 잠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임을 기다리게 하소서! 그 기다림은 이미 축복입니다. 그리워하는 임을 이미 품고 있는 까닭입니다. 기다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망을 품고 그리워하게 하소서! 그리움 속, 임이 나를 이미 품고 있는 까닭입니다. 오늘, 임이 날 그리워하는 희망 안에 제가 깨어있게 하소서! 아멘.   

(이 영근  신부님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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