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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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 -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2020년 9월 9일 수요일

[(녹)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119(118),137.124
주님, 당신은 의로우시고 당신 법규는 바르옵니다. 당신 종에게 자애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대는 아내에게 매여 있습니까? 갈라서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아내와 갈라졌습니까?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7,25-31
형제 여러분,
25 미혼자들에 관해서는 내가 주님의 명령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자비를 입어 믿을 만한 사람이 된 자로서 의견을 내놓습니다.
26 현재의 재난 때문에 지금 그대로 있는 것이 사람에게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27 그대는 아내에게 매여 있습니까? 갈라서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아내와 갈라졌습니까?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28 그러나 그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또 처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혼인하는 이들은 현세의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그것을 면하게 하고 싶습니다.
29 형제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30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31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5(44),11-12.14-15.16-17(◎ 11ㄱ)
◎ 들어라, 딸아, 보고 네 귀를 기울여라.
○ 들어라, 딸아, 보고 네 귀를 기울여라. 네 백성, 네 아버지 집안을 잊어버려라. 임금님이 너의 미모에 사로잡히시리라. 임금님은 너의 주인이시니, 그분 앞에 엎드려라. ◎
○ 화사하게 한껏 꾸민 임금님 딸이, 금실로 수놓은 옷에 싸여 안으로 드는구나. 오색 옷 단장하고 임금님께 나아가는구나. 처녀들이 뒤따르며, 동무들도 오는구나. ◎
○ 기쁨과 즐거움에 이끌려, 임금님 궁전으로 들어가는구나. 당신 아들들이 조상의 뒤를 이으리니, 당신이 그들을 온 땅의 제후로 삼으시리이다. ◎

복음 환호송

루카 6,2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알렐루야.

복음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0-26
그때에 20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21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22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23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24 그러나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25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26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42(41),2-3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

<또는>

요한 8,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믿는 이들을 생명의 말씀과 천상 성사로 기르시고 새롭게 하시니
사랑하시는 성자의 크신 은혜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에 나타나는 행복 선언은 마태오의 것과 달리 네 개로 요약되고, 네 개의 불행 선언이 곁들여집니다. 행복과 불행을 대립시켜 서로의 의미를 더욱 강하게 묘사하는 문학적 형식은 루카 복음의 전형적인 서술 방법이기도 하지요.

행복에 대한 수많은 담론 가운데 프랑스 리옹 국립 대학의 교수인 미셸 포쉐의 담론이 제게는 가장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는 행복을 ‘회개’(또는 개종)의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회개’라는 말마디의 본디 뜻은 뉘우치고 돌아서는 것을 가리키는데, 반목하고 갈라진 것을 서로 이어 주는 것이 회개이고 개종이겠지요. 루카 복음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도 바로 회개입니다. 사회적 통념으로 내쳐진 이들에게 굳이 더 가까이 다가가시는 예수님을 자주 묘사하고 그런 예수님을 못마땅해하는 이들, 곧 제 잇속을 챙기며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한 이들을 고발하는 것이 루카 복음입니다.

오늘 복음을 다시 찬찬히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행복은 배고픈 이들에게 주어지고 불행은 이미 배부른 이들을 향하여 있습니다. 행복하려면 부족함을 되새기고 간직해야 합니다. 행복은 충족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쉬워서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는 데서 가능합니다. 다만 그 아쉬움을 자신의 노력 부족이나 능력의 한계라는 순전히 개인적 책임으로 묻지 않고 서로에 대한 책임과 친교로 메꾸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과 교회가 다른 것은, 행복을 어떻게 추구하느냐는 것입니다. 행복은 서로를 향한 회개여야 합니다. 행복은 개인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의 화해와 사랑의 열매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