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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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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작가, 스페이스 성북서 8년 만 개인전…‘원 圓, One’

박혜원 작가(소피아·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가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성북에서 개인전 원 圓, One을 개최한다. 작가가 8년 만에 갖는 개인전으로 전시 기간은 6월 9일부터 27일까지다.


작가는 10대와 20대 시절을 벨기에에서 보냈다. 브뤼셀 리브르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하고, 브뤼셀 왕립미술학교 등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가톨릭 문화권에서 성장한 경험, 서구 문화와 그 바탕이 되는 그리스도교 문화,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그의 작업을 이루는 뿌리가 됐다.


작가에게 판화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단단한 동판에 뾰족한 도구로 선을 새기는 작업을 오래 이어오며 그는 선에 집중했다. 그 선의 탐구는 자연스럽게 천이라는 재료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주목한 재료는 마(麻)다. 앞선 작업에서 화려한 실크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소박한 백색과 미색의 마에 풀어냈다. 작가는 백의민족의 옷, 가장 평범한 천, 또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입는 수의의 재료인 마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작품 속 마는 비어 있는 그릇처럼, 또 활짝 핀 꽃처럼 펼쳐진다. 둥근 형태로 놓인 천은 아무것도 담지 않은 듯 보이지만, 오히려 무엇이든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전시 제목의 원은 단순한 동그라미만을 뜻하지 않는다. 작가는 원을 본래의 모습(原形), 최초의 형태(元型), 그리고 시작도 끝도 없는 둥근 형태(圓形)로 바라본다. 모서리가 없는 원은 완전함과 영원함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품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러한 원의 이미지는 일치에 대한 바람으로 이어진다. 레오 14세 교황의 사목 표어인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라는 말처럼, 작가는 둥근 원 안에서 갈라진 것들이 다시 하나로 모이는 가능성을 본다.


작가는 "비어 있어서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인 원 안에 일치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며 "언젠가는 온 인류가 진정한 일치의 모습에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