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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21.10.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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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달리타스,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에서 발현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결과
▲ 2021년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 참석한 한국 주교단.



한국 주교단이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해 다시금 한국 교회 전체의 힘과 뜻을 모으자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최양업 신부 기적 치유 다시 수집

교황청 시성성이 지난 5월 알려온 대로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최종 단계인 기적심사를 사실상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이에 합당하게 요구되는 기적적 치유 사실을 다시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황청 시성성은 명확한 의료기록이 동반되는 기적적 치유 사건을 토대로 기적을 심사하는데, 이 과정에는 최양업 신부의 전구로 얻게 된 기적이라는 신비적 요소와 이를 의료적으로 입증하는 과학적 요소가 철저히 요구된다.

이에 주교단은 최양업 신부 시복을 향해 새로운 마음으로 재추진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같은 절실한 뜻과 함께 한국 교회에 대한 관심과 감사를 전하기 위해 조만간 한국 주교단 명의의 서한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기로 했다.

한국 주교단은 11~14일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후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기적 심사 결과에 결코 실망하지 않고, 더욱 큰 정성과 열정으로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모든 교우 분에게 저희와 같은 지향과 마음으로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새로운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청한다"고 밝혔다.



시노달리타스 라틴어 발음대로 사용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교회가 오랜 기간 최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준비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즉각적이며 완벽한 치유가 일어난 의료 기록이 동반된 기적 사실이 요구되는 만큼 최양업 신부님의 전구를 통해 기적 치유를 체험하신 교우 분이나 그 사실을 아시는 분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Synodalitas를 라틴어 발음대로 시노달리타스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시노달리타스를 공동합의성 또는 공동 식별 여정 등으로 번역해 사용하면서 교회 내에서도 이 최신의 신학 개념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특히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에서 발현되는 시노달리타스는 가톨릭 교회가 오랜 역사 속에서 지녀온 유일하고도 신비한 영적 질서이자, 원리인데, 많은 이가 합의라는 개념에 주목하면서 종종 의회주의, 다수결주의의 민주주의 방식과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주교단의 결정으로 오랫동안 의견이 분분했던 시노달리타스의 용례가 사실상 해소된 셈이다.

이 주교는 "최근에 나온 신학 개념인 시노달리타스는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강조하는 성령의 가르침에 귀 기울인 하느님 백성의 공동 참여와 식별이며, 이는 세례받은 모든 이의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교회 여정"이라며 "미사, 알렐루야, 호산나와 같이 시노달리타스 또한 라틴어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번 교구 단계 시노드를 통해 많은 이가 그 의미를 체험하고 되새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기념

또한 주교회의는 매년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까운 7월 넷째 주일에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기념하기로 하고, 이날의 취지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사목 방안은 각 교구장의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전례력의 특별 주일과 기도의 날에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수록하기로 했다.

주교단은 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가 청년 생명 의식 제고를 위해 마련한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를 승인하고, 주교회의 교육위원회가 마련한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 및 지침서」(개정)도 함께 승인했다.

아울러 주교단은 올해 전국 16개 교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이 필요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돕고자 펼친 백신 나눔 운동으로 모금한 백신 나눔 기금 약 48억 원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한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도 추가 기금이 모이는 대로 교황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단은 한국교부학연구회의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 총서」(Corpus Litteraturae Christianae Antiquae) 번역 사업(사업 기간: 30년, 예산 확정: 10년)이 국고 보조 사업으로 승인됐다는 보고를 들었다.

▲ 이기수 신부

한편,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정기총회 첫날 열린 회의를 통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에 이기수(수원교구) 신부를 임명했으며,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유주성(수원교구) 신부의 연임을 승인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