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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해외교회 > 해외교회
2021.02.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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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성 김대건 신부 성지’ 교구 순례지 승격
김대건·최양업 신부가 마카오 민란 피해 머문 유서 깊은 장소









 
▲ 필리핀 말롤로스교구 신자들이 1월 3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상을 모시고 행렬하며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교구 순례지 승격 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말롤로스교구 제공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필리핀 마닐라 인근 롤롬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교구 순례지로 승격됐다. 롤롬보이는 1839년 마카오에서 유학하던 김대건ㆍ최양업 신학생이 청국인이 일으킨 민란을 피해 약 6개월 동안 머문 곳으로, 한국 교회가 조성한 ‘성 김대건 신부 성지’도 자리해 있다. 이로써 필리핀 신자들도 한국인 첫 사제 성인의 발자취가 남은 이곳을 순례하고 함께 기억할 수 있게 됐다.



말롤로스교구 교구장 데니스 비야로호 주교는 1월 30일 승격 예식과 미사를 거행했다. 비야로호 주교는 강론을 통해 “비록 타국이지만 이곳에서 보여준 성인의 신심과 고국에서의 순교의 피는 이후 우리에게 복을 주고, 신앙으로 더욱 결집하게 해줬다”며 “성인이 남긴 역사를 통해 우리는 그를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인의 주님과 신자를 향한 헌신이 공식 순례지로 선포한 이유”라며 “하느님께 영감을 받은 삶을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성인을 통해 배우고 익혀달라”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남서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에는 ‘성 김대건 신부 성지’가 있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가 생활하던 도미니코 수도회 농장 터로 추정되는 장소다. 1986년 김수환 추기경(1922~2009)과 오기선 신부(1907~1990)가 여기에 김대건 신부 동상을 세워 성지로 조성했고, 2002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영성을 따르는 수원교구 성안드레아 수녀회가 이곳을 사들여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그 덕에 현재는 소성당과 피정의 집ㆍ유해소ㆍ정자 등을 갖추고 있다. 피정의 집에서는 현재 김대건 신부 일생을 다룬 전시회를 열고 있다.



한편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말롤로스교구 신자와 비야로호 주교에게 축하 서신을 보냈다. 정 주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과 필리핀 복음화 500주년을 맞는 2021년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교구 순례지로 선포된 것은 한국과 필리핀 신자들에게 더욱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필리핀 교회 모두 더 깊은 형제애와 연대를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순교자현양위원회는 아시아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2019년부터 한국과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교회를 잇는 ‘한국-아시아 순례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훈ㆍ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