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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사설/칼럼
2021.10.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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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노달리타스, 한국 교회 전통 되살리는 계기


주교회의가 가을 정기총회에서 Syno dalitas(시노달리타스)를 한국어로 해석하지 않고 라틴어 발음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미사, 알렐루야, 호산나와 같이 시노달리타스 또한 라틴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이번 교구 단계 시노드를 통해 많은 이가 그 의미를 체험하고 되새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Synodalitas는 시노드(synod)에서 나온 단어로 그동안 교회에서는 이를 공동합의성, 공동 식별 여정, 함께 하는 여정 등으로 해석했다. 가장 흔히 사용된 단어는 공동합의성이다. 교회는 용어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공동합의성을 의회 민주주의와 혼동해 다수결 원칙이나 책임순환제 혹은 권위의 공유나 권력의 분산 등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사목 현장에서는 평신도는 물론 일부 사제와 수도자까지도 학교나 사회에서 배운 대로 공동과 합의라는 말을 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다수결로 이해하면서 혼선을 빚어온 게 사실이다.

시노달리타스는 가톨릭교회의 오랜 역사 속에서 교회 지도자들과 구성원 모임 전체가 함께 교회 공동체의 합의와 의사결정을 이뤄나가는 중요한 전통이다. 성직자와 평신도가 협력하며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함께 식별하기 위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특히 이런 유산은 한국 가톨릭에서는 낯설지 않다. 230여 년 전 평신도들이 뿌리를 다진 한국 교회는 평신도와 사제가 함께 박해시대를 견딘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이를 통해 한국 가톨릭의 오랜 전통을 되살리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