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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복음/말씀 > 일반기사
2021.04.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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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섭리에 온전하고 전적인 신뢰로 살아가라”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인격 그리고 프란치스칸 영성] 37. 삼위일체와 관계성의 영성
▲ 프란치스코 성인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섭리에 내어 맡김과 확신을 마음 한가운데 품고 살아가라고 형제들에게 가르쳤다. 그림은 안드레이 루블로프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때로는 험난하기도 하고 기대치 않은 시련과 고통이 있게 마련인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특별한 믿음이 있다. 그것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세상의 운명을 주관해 가시는 삼위일체 하느님께 있다는 믿음이다.

물론 하느님은 당신이 주관해가시는 세상 구원 경륜 역사의 과정 안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동업자로 초대하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 자세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을 살아가는 자세는 책임자이신 그분 섭리에 온전하고 전적인 신뢰를 드리며 살아가는 일이다. 우리가 그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내려놓고 긍정과 희망을 가슴 한가운데 견지한 채 지금 여기에서 그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시고 이끌어가시는 하느님과 손을 잡고 이 여정을 힘차게 걷고자 하는 자세가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자세를 살고자 하는 결심과 청원이 들어 있는 기도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다음 기도는 필자가 가톨릭 웹사이트(https://mycatholic.life/catholic-prayers/prayer-for-divine-mercy/)에서 찾아 바치고 있는 기도다. 이 기도는 우리에게 자비로우신 하느님 이미지를 훨씬 더 풍요롭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하느님 자비에 의탁하는 기도(Trust in Divine Mercy)


지극히 자비로우신 예수님!

저는 환란과 시련의 때에 당신께 달아 드나이다.

당신은 제가 완전한 신뢰를 드릴 만한 분이시나이다.

당신은 모든 것에서 충실하신 분이시나이다.

제 삶이 온통 혼동으로 가득 찰 때 저에게 명료함과 믿음을 주소서.

제가 절망의 유혹을 당할 때 제 영혼을 희망으로 가득 채워주소서.

지극히 자비로우신 예수님!

저는 모든 것에서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저는 당신의 제 삶에 대한 완전한 계획을 신뢰하나이다.

저는 제가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해할 수 없는 때마저도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저는 모든 것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일 때라도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예수님, 저는 저 자신보다 당신을 더 신뢰하나이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예수님!

당신은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기에,

어느 것도 당신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이다.

당신은 온전한 사랑이시기에,

제 삶의 어느 것도 당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이다.

당신은 전능하신 분이시기에,

어느 것도 당신의 은총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이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예수님!

저는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저는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저는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제가 언제나 그리고 모든 것에서 당신을 신뢰하게 하소서.

제가 매일 당신의 자비에 저의 모든 것을 의탁하게 하소서.

지극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비의 어머니!

저희가 시련과 환난 가운데서 당신께 달아 들 때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6) 삼위일체 하느님과 존재의 위대한 사슬 - 존재의 개체성과 존재의 위대한 사슬

성 보나벤투라는 창조된 모든 존재 안에는 삼위일체의 자취가 들어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모든 존재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의 연결된 고리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교에서의 연기설(緣起說)과 특별한 관점에서 맥을 같이 하는 생각이 아닐까 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진리는 어찌 보면 인간 스스로에게까지 크나큰 위협으로 우리 목전에 닥친 생태계 훼손의 위기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우리 인간들이 하느님께는 물론이고 인간 서로와 모든 피조물에 대해 참으로 커다란 존경심과 겸손을 살아가라고 촉구하는 중대하고 의미심장한 진리가 아닐 수 없다.

보나벤투라는 심지어 존재의 완성과 구원도 개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존재들이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진리는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8장 말씀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사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 아래 든 것은 자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신 분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8,19-23).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어찌 보면 모든 존재의 구원과 완성이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가 더불어 하느님의 뜻에 동참하여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대열에 들어서는 때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 보나벤투라는 모든 피조물의 구원과 완성이 하느님 모상과 유사함으로 창조된 우리 인간의 구원과 완성과 더불어 이루어진다고 단언한다.


                                                                         호명환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