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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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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주일에 읽을 책 / 가톨릭계 출판사 편집장 추천도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다시 되새겨 보는 전교 주일. 이 시대 신앙인의 눈높이에 맞게 복음의 메시지를 다듬고 정리해 놓은 한 권의 책은 교회를 떠났던 이들, 교회를 모르는 이들을 하느님께로 이끄는 좋은 선교 수단이 될 수 있다. 전교 주일을 맞아 책을 통한 선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톨릭계 출판사 편집장이 추천하는 신앙서적을 소개한다.


분도출판사 강창헌(모세) 편집장은 서공석 신부(부산교구 원로사목)가 펴낸 복음 묵상집을 추천했다. 「하느님의 생명」, 「예수님의 숨결」(1권 456쪽 2권 472쪽/각 1만5000원)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은 서 신부가 수십 년 동안 복음서를 묵상하며 매주 신자들을 위해 준비했던 강론을 추린 것이다. 1권은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서, 2권은 루카와 요한복음서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 권당 45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성경말씀과 강론, 함께 묵상할 수 있는 그림까지 수록돼 보다 깊이있게 묵상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강 편집장은 "「하느님의 생명」과 「예수님의 숨결」은 명쾌하고 간결한 언어로 쓰인 묵상서라는 점에서 신앙인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서 신부의 글에는 베풂, 자비, 실천, 약자, 생명, 용서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며 중요하게 쓰인다. 복음의 핵심을 전달하는 이 언어들은 이 시대를 사는 신앙인들이 향해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강 편집장은 "이 시대의 선교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친숙하게 관계를 맺어야 하고, 그 방법을 복음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복음의 핵심을 잘 전하고 있는 이 책은 전교 주일을 맞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유롭고 성숙한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출판사는 일상과 가까운 신앙의 의미를 담은 책들에 주목한다. 일상과 신앙이 다른 공간에 머무른다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때 신앙을 놓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출판사 정주화(마르코) 편집장이 추천하는 「함께 기도하는 밤」(이영제 신부 지음/264쪽/1만6000원)도 신앙과 일상의 간극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교구 이영제 신부가 청년교리서「YOUCAT」질문을 바탕으로 쓴 글을 엮었다. 이 신부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교리를 풀어나간 글들은 청년들이 신앙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돕는다. 정 편집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글을 통해 신자들, 특히 청년들이 신부님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기획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명동대성당 앞에서 도움을 청하는 아저씨에게 지폐 한 장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탕 한 움큼을 전하는 꼬마, 하느님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편찮으신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일상에 머물렀던 이 신부의 시선은 하느님의 가르침, 즉 복음과 연결된다.

정 편집장은 "이 신부님의 글을 통해 신앙은 고고한 것을 원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 삶에 다가오고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우리의 일상이 신앙생활의 일부가 된다면 그게 주변 사람들에게 교회의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고, 그게 전교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전했다.

바오로딸의 「판단 전에 잠깐!」(살보 노에 지음/304쪽/1만7000원)은 서점의 종교 코너가 아닌 인문학, 자기계발 코너에 꽂혀있다. 가톨릭 신자가 쓰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개 글을 남긴 책이지만, 바오로딸은 판단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가톨릭적 시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이 책을 교양심리학으로 분류했다.

이탈리아 심리학자인 살보 노에가 쓴 책은 부정적인 행위로 이어지는 판단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책에서 판단이 일어나는 맥락, 편견 극복에 필요한 요소, 판단을 치유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다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판단에 익숙해진 우리의 지성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오로딸 편집장 최유경 수녀는 "무언가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삶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며 "주님께서 내게 충분히 베푸시고 함께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다면 그런 서운함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이 아름다움과 충만함을 허락한 삶이기에 해로운 판단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 수녀는 "신자가 아닌 분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판단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은 「판단 전에 잠깐!」은 많은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