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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시오(7.27)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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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디오니시오 (Dionysius)
성인 기본정보
축일 7월 27일
신분 순교자
활동지역 에페수스(Ephesus)
활동연도 +250-362년경

  •    소아시아 지방 서해안 도시인 ‘에페수스의 7인의 잠든 자’로 불리는 성 막시미아노(Maximianus), 성 말코(Malchus), 성 마르티니아노(Martinianus), 성 디오니시우스(또는 디오니시오), 성 요한(Joannes), 성 세라피온(Serapion), 성 콘스탄티노(Constantinus)의 이름은 전설의 여러 전승에 따라 다르게도 나타나지만, 그들은 데키우스 황제(Decius, 249~251 재위)의 통치 때 동굴에 감금당했으나 거의 200년 후에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깨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으며 곧 성인으로 공경받기 시작했다. 장시간의 수면은 신화와 민담의 공통된 주제로 그리스도교적 색채를 머금고 있는 이 이야기는 이미 6세기에 널리 유포되었다. 가장 신뢰할 만한 기록은 500년경에 시인이자 신학자인 사루(Sarugh)의 야고보(Jacobus)가 시리아어로 남긴 기록이다. 그러나 중세 유럽에서 도미니코회 회원이자 제노바(Genova)의 대주교인 복자 야고보 데 보라지네(Jacobus de Voragine, 7월 13일)가 “황금 전설”(Legenda Aurea, Golden Legend) 안에 그들의 이야기를 포함한 후 대중적 인기가 많아졌다.

       7인의 잠든 자들은 에페수스에서 태어났다. 데키우스 황제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처형하러 에페수스에 와서 도시 중앙에 신전을 짓고, 모든 사람을 불러 모아 자신과 함께 우상에게 희생 제사를 올려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찾아내어 희생 제사를 올리든지 아니면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경험하든지 선택을 하게 했다. 그 일로 인해 고통이 너무나 두려웠던 나머지 친구가 친구를 배신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밀고하고, 아버지가 아들과 인연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루카 12,53)라는 말씀처럼.

       7인의 잠든 자로 불리는 7명의 그리스도인도 이때 체포되었다. 그들은 우상 앞에서 희생제물 바치기를 거부하는 데 앞장선 인물들로 자신들의 집에 숨어 단식하며 기도하던 이들이었기에 많은 군중이 그들의 체포에 대해 매우 슬퍼하였다. 데키우스 황제에게 고발당한 후 그들은 신심이 매우 깊은 신앙인임이 드러났다. 그들에게는 황제 앞에 재출두하기 전까지 배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그 와중에 자신들의 재산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내놓고, 모여서 회의한 후 첼리온 산(Mount Celion)에 올라가 비밀리에 긴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서로를 돌보고 봉사하며, 도시로 내려올 때면 걸인 복장을 하고 내려오곤 했다.

       데키우스 황제가 돌아와 그들을 소환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그들을 섬기며 식사와 음료를 대접하던 성 말코는 몹시 무서워하며 돌아와 황제의 광포함과 광기에 관해 설명해주었다. 그들은 모두 두려움에 빠졌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 모두 하느님의 뜻대로 깊은 잠에 빠졌고, 다음 날 아침 사람들이 그들을 찾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데키우스 황제는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그들이 살던 동굴의 입구를 돌로 막아 봉인하여 그들을 굶겨 죽이기로 했다. 지방 장관과 두 명의 신자인 테오도루스(Theodorus)와 루피누스(Rufinus)는 그들의 순교록을 써서 돌 사이에 끼워 놓았다.

       데키우스 황제가 사망하고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테오도시우스 2세 황제(Theodosius II, 402~450년 재위) 재위 30년에 자비로우시며 죽은 이에게 부활의 희망을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들은 다시 깨어나게 되었다. 한 에페수스의 시민이 버려지고 별 쓸모없는 산에 목동을 위해 마구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마구간을 만들던 한 벽돌공이 우연히 동굴을 열게 되었고, 그 순간 그들은 잠에서 깨어 서로 인사를 하며 전날의 무서운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들은 겨우 하룻밤 지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성 막시미아노는 그들의 종이었던 성 말코에게 시내에 가서 빵을 사 오라고 하며 전날 사 왔던 양보다 조금 더 사 오라고 했다. 그리고 황제의 명령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성 말코는 5실링을 가지고 동굴을 나와 동굴 앞에 있던 벽돌공들을 보고 그들을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성 말코는 다른 생각에 빠져 있어서 동굴 앞에 있던 돌무더기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품지 못했다.

       도시까지 오면서 조금씩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그는 성문에 도착한 순간 완전히 아연실색했다. 성문 위에 버젓이 세워진 십자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바로 다른 성문으로 가보았지만, 그곳에도 십자가가 달려 있었고, 모든 성문마다 십자가가 달려 있고 도시 전체가 십자가로 장식되어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그는 잠시 자신을 진정시킨 뒤 얼굴을 숨기고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빵 가게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들은 그는 머뭇머뭇하며 말했다. “어제는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더니 어떻게 오늘은 모든 이가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고백을 하는 것입니까? 이 도시는 다르게 지어진 에페수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가 참으로 에페수스라는 말을 듣고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성 말코는 동료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돈을 내고 빵을 샀다. 그런데 오래된 동전에 놀란 상인은 빵을 사러 온 젊은이가 보물을 발견했다고 외쳤다. 그리고 옛 황제들의 보물을 보여주면 빵과 돈을 주겠다고 말하며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상인은 친구가 되어 비밀을 지키겠다며 그를 보챘다. 성 말코는 너무나 놀라 공포에 질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말을 하지 않자 상인과 주변에서 몰려온 이들이 그의 목을 끈으로 묶어 도시 가운데로 끌고 갔다. 그 도시의 마르티누스(Martinus) 주교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정관인 안티파테르는 이 소식을 듣고 성 말코와 그가 가지고 있던 돈을 자신들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성당으로 소환된 성 말코는 자신이 데키우스 황제에게 넘겨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주교와 집정관은 돈을 보고 놀라 알려지지 않은 이 보물을 어디서 발견했는지 물었다. 성 말코는 그 돈은 어디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문과 재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정관은 그 돈이 데키우스 황제 통치 초기의 것으로 현재 통용되는 것과 전혀 다르다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성 말코는 무척 당혹해하며 자신과 동료들은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로부터 도망쳐 있으며, 만약 이 도시가 에페수스가 맞는다면 어제 황제가 에페수스로 들어왔다고 대답했다. 주교는 한참을 생각한 후 주님께서 이 젊은이를 통해 무엇인가 보여주고자 하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성 말코는 “저를 따라오십시오. 첼리온 산에 있는 나의 동료들을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믿으십시오. 우리는 모두 데키우스 황제의 면전에서 도망쳐왔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들은 성 말코를 따라 산으로 올라갔고 도시의 많은 군중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성 말코가 동굴에 먼저 들어가고 주교가 뒤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동굴을 막았던 돌들 사이에서 은으로 봉인된 두 개의 편지를 발견했다. 주교는 함께 온 이들을 불러 모아 놓고 그들 앞에서 편지의 내용을 읽었다. 모든 이들이 놀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그리고 그들은 동굴 안에 앉아있는 성인들을 보았다. 그들의 용모는 꽃피는 장미 같았으며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있었다. 성 막시미아노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해 설명하며 부활을 굳게 믿는다면 영원히 살 것이라 하고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그리스도께 자신들을 맡겨드리고 숨을 거두었다. 그날 밤 성인들은 황제의 꿈에 나타나 그들이 부활할 그 날까지 누워있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황제는 동굴을 진귀한 돌로 아름답게 꾸미고 귀한 보물로 그들의 무덤을 장식하였다.

       이 이야기는 몇몇 잊힌 묘소를 발굴하던 중 “주님 안에서 잔다”라는 용어를 오해한 데서 나온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육신의 부활에 대한 논쟁과 연관되어 기록된 신심 깊은 가공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영웅들은 성인으로 추앙되었다. 특히 동방 교회에서 이 성인들은 매우 큰 공경을 받고 있다. 그들이 발견되었던 동굴은 순례자들에게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그들의 시신은 큰 석관에 담겨 프랑스의 마르세유(Marseille)로 옮겨져 성 빅토르(Victor) 성당에 안장되어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16세기에 교회사학자로 유명한 카이사르 바로니우스(Caesar Baronius, 1538~1607년) 추기경은 이 이야기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들의 이름과 축일은 옛 “로마 순교록”의 7월 27일 목록에 의해 보존되었다. 그러나 2001년 발행되어 2004년 개정된 최신 “로마 순교록”은 같은 날 목록에서 그들의 이름은 삭제하고 ‘에페수스의 7인의 거룩한 잠든 이들’이 순교한 후 평화로운 쉼 속에서 부활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록하였다. 교회 미술에서 그들은 보통 동굴에서 잠들어 있는 일곱 명의 젊은이들로 묘사되고 있다.♣

참고자료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7인의 잠든 사람들', 서울(일파소), 2023년, 576-5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