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사상 명쾌히 담은 입문서

한국성토마스연구소의 첫 책, 신학·낙태·정치 등 핵심 정리는 삽화 활용

안락의자용 토마스 아퀴나스, 티모시 레닉 지음, 론힐 삽화 · 이재룡 신부 옮김

이탈리아의 가톨릭 신학자이자 도미니코회 수도자, 그리스도교 역사는 물론 서구 문명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꼽히는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 성인의 사상을 담은 입문서가 출간됐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종교학과장인 티모시 레닉이 쓴 글을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이재룡 신부가 번역해 펴냈다. 2016년 12월, 한국성토마스연구소가 설립된 후 발간된 첫 책이기도 하다.

저자 레닉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주요 가르침에 대해 간결하고 재치 넘치는 해설을 담아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생애와 시대를 시작으로, ‘악은 왜 존재하는지’,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형이상학의 기초 등을 다뤘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도덕적 진리를 확립하는 데 자연법을 사용한 가장 매혹적인 사례 중 하나는 인간의 성(性)에 관한 논의였다. 아퀴나스는 성의 목적을 물으며, 출산은 성의 본질의 일부임을 밝혔다.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출산을 성에 대한 하느님의 유일한 목적으로 간주하지만, 아퀴나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은 자손을 출산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를 하나로 결합시켜주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논의를 폈다. 이 밖에도 아퀴나스는 여성, 전쟁, 낙태, 정치 등의 핵심 요점들을 삽화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아퀴나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가르침을 인류에게 물려주었는데, 그것은 유럽이 ‘암흑기’로부터 깨어나던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가치가 있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우리의 이성과 지성을 그것들이 사용되도록 설계된 대로 사용할 때, 그 결과는 오로지 ‘신적’(godly)일 수밖에 없다.”(177쪽)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이 당신에게 주신 지성적 선물들을 사용하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의 정신과 그 선물들을 거절한다면 그 결과는 오로지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개념은 아주 단순하지만, 그 함의는 글자 그대로 혁명적이다”는 아퀴나스의 사상을 표현하는 슬로건이다.

이재룡 신부는 역자 후기에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사상을 이해하고 갈피를 잡아 나가는 데 도움을 받은 30권 가까운 관련 서적들을 번역해 왔지만, 바다와도 같이 넓고 깊은 그의 ‘진리 사랑’ 세계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고 또 어렵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한숨에 읽을 수도 있을 만큼 쉽고 간결하며 재미까지 있는 안내서”라고 소개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11월 15일,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