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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시메온은 390년경 로마제국의 속주인 킬리키아(Cilicia)와 시리아(Syria)의 경계에 있는 시스(Sis, 오늘날 터키 남부 아다나[Adana] 북동쪽의 코잔[Kozan])에서 목동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 세례를 받았다. 교육받을 형편이 되지 않아 어려서부터 목동 생활을 하던 그는 13살 때 환시를 체험했는데, 집의 기초를 놓기 위해 땅을 더 깊이 파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는 나중에 그 환시가 자신이 기둥 위에서 생활하게 될 예언이었다고 스스로 해석하였다. 403년경 그는 텔레다(Teleda) 근처에 있는 에우세보나(Eusebona) 수도원에 입회하여 10여 년을 지내면서 극단적이고 개인적인 금욕과 고행을 실천하였다. 그로 인해 수도원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결국은 수도원을 나와야 했다. 그는 더 철저한 고행 생활을 하고자 412년에 안티오키아(Antiochia) 교외의 텔라니수스(Telanissus, 오늘날의 데이르 세만[Deir Semaan]) 산기슭으로 가서 독수자로서 은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는 첫 사순절을 음식과 물조차 마시지 않고 철저히 봉쇄된 환경에서 지냈다. 그렇게 3년을 지내고 근처 칼라트 세만(Qalaat Semaan)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그가 산꼭대기로 올라간 것은 그의 성덕 이야기에 감동한 군중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422년경 그는 세속을 완전히 떠나서 하늘 가까이에서 살고 싶은 마음으로 돌기둥 위에 올라가 살기 시작했다. 군중을 피하고자 처음에는 3m 정도 높이의 기둥을 만들어 그 위에서 4년을 지냈다. 그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을 기둥 위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가 올라가서 고행 생활을 하던 돌기둥은 모두 네 개였다. 처음 3m에서 시작해 두 번째 기둥은 6m, 세 번째는 10m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라간 네 번째 기둥은 무려 20m에 달했다. 그는 가로세로 2m를 넘지 않는 돌기둥 꼭대기의 좁은 공간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고행 생활을 계속했다. 거의 잠을 자지 않거나 조금씩 자는 고행을 비롯해 야생동물의 가죽옷을 입고 지내며 40년 가까이 사순절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완전한 단식을 실천했다. 그는 수평으로는 세상을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수직으로 탈출하려고 기둥에 올라간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돌기둥 위에 사는 그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져 각지에서 더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 살아생전에 이미 성인으로 공경을 받았던 그는 매일 두 차례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기둥 위에서 설교했다. 그의 설교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개종하거나 잃었던 신앙심을 되찾았고, 고위 성직자와 황제까지도 그의 말을 경청하며 자문을 구하러 찾아왔다. 그는 자신에게 자문을 청하는 남자 신자들에게는 친절히 조언해 주었으나 여자 신자들과는 심지어 자기 어머니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여생을 기둥 위에서 고행과 금욕을 실천한 성 시메온은 459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정확한 사망일은 알 수 없다. 기둥 위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듯 숨을 거두었기에 군중들이 그의 선종 사실을 알기까지도 며칠 걸렸다고 한다. 그는 오랜 세월 기둥 위에서 살았기에 ‘기둥의 성인’으로 불리며 자연스럽게 성 시메온 스틸리테스(Simeon Stylites)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후대에 그의 모범을 따른 같은 이름의 성인과 구분하기 위해 성 대(大) 시메온 스틸리테스(Simeon Stylites the Elder)로도 부른다. 성 시메온이 선종한 후 최초의 주행자(柱行者, Stylites)였던 그를 본받고자 많은 이들이 기둥 위에 올라가 사는 고행 생활에 도전했다.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의 돌기둥 위에서 살았던 성 다니엘(Daniel, 12월 11일)과 안티오키아(Antiochia) 출신의 성 소(小) 시메온 스틸리테스(Simeon Stylites the Younger, 5월 24일)가 가장 대표적인 기둥의 성인들이다. 시리아 할라브주(州)의 주도인 알레포(Aleppo, 아랍어로 할라브[Halab])에서 북서쪽으로 60km 떨어진 칼라트 세만에는 제노 황제(474~491년 재위)에 의해 성 시메온이 살았던 기둥 주변에 웅장한 순례 성당이 건축되었다. 기둥을 중심으로 길이 100m에 너비 88m에 달하는 십자형의 네 개의 바실리카로 건립되었는데, 동쪽 성당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성당은 순례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불행하게도 이 순례 성당은 9세기와 10세기에 무슬림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오늘날에도 기본 형태를 알 수 있을 만큼 벽체가 보존되어 있다. 옛 “로마 순교록”은 1월 5일 목록에서 그의 축일을 기념하면서 인티오키아에 성 시메온 수도승이 있었는데, 그가 기둥 위에서 여러 해를 살아 ‘스틸리테스’로 불렸고 그의 생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이로운 사건의 연속이었다고 전해주었다. 동방 정교회는 보통 9월 1일에 그의 축일 기념하는데, 가톨릭교회는 현재 7월 27일로 옮겨서 그의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7월 27일 목록에서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근처에 성 시메온 수도승이 있었고, 그는 기둥 위에서 여러 해를 살아 ‘스틸리테스’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훌륭한 삶과 행실을 보여준 사람이었다고 기록하였다. 7월 27일은 시리아 정교회에서 성 시메온의 축일을 기념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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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성인명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수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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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시메온 스틸리테 ...] | 기둥 위의 첫 사람: 시메온의 고행 | 주호식 | 2020/05/06 | 396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