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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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토니우스(Antonius, 또는 안토니오)는 1195년 포르투갈의 리스본(Lisbon)에서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 페르난두스(Fernandus)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포르투갈 국왕 알폰소 2세의 궁중 기사였다. 성 안토니오는 신앙심 깊은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고, 리스본 주교좌성당 부속학교에서 교육을 받다가 15살 되는 해에 집 근처에 있는 아우구스티노 참사 수도회에 입회하였다. 1212년에는 자신을 찾아오는 친구와 친척들을 피하고자 다시 코임브라(Coimbra)에 있는 성 십자가 참사 수도회로 옮겨 8년 동안 공부와 기도 생활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1219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1220년 1월 16일 북아프리카의 모로코(Morocco)에서 순교한 성 베라르도(Berardus)를 포함한 다섯 명의 작은 형제회 첫 순교자들의 유해가 코임브라의 성 십자가 성당으로 옮겨져 왔는데, 이때 자신도 순교자가 되겠다는 열정에 사로잡힌 그는 그해에 바로 코임브라의 작은 형제회에 입회해 안토니오라는 수도명을 받고 아프리카 선교를 자원하였다. 그는 소망한 대로 무어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모로코로 파견되었으나, 도착 직후 병을 심하게 앓고 나서 귀국길에 올라야만 했다. 돌아오던 뱃길에서 심한 폭풍우를 만나 잠시 시칠리아섬에 머무르게 되었고, 그곳에서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후 1221년 아시시(Assisi)의 포르치운쿨라(Portiuncula)에서 개최된 작은 형제회 총회에 참석했다. 그 후 성 안토니오는 코임브라로 돌아와 관구장 신부 곁에서 조용히 은둔하며 고행 생활을 하다가 영적 수련에 더 몰두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 달라고 청해 포를리(Forli) 근처에 있는 몬테파올로(Montepaolo) 운둔소로 가게 되었다. 어느 날 코임브라 관구장인 그란치아노(Granziano) 신부와 함께 사제 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포를리로 갔는데, 마침 미사에서 강론할 마땅한 사람이 없어 성 안토니오가 맡게 되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성 안토니오는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차원 높은 교리 지식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강론을 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설교가로서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때부터 그는 카타리파(Cathari) 이단이 성행하던 북부 이탈리아 지방과 알비파(Albigenses) 이단이 성행하던 남부 프랑스에서 설교하라는 명을 받고 활발한 활동을 시작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뛰어난 설교와 화술은 불같았고, 설득력이 있었으며, 모여든 군중들을 매료시켰다. 그가 가는 곳마다 군중이 구름처럼 운집하였다. 그래서 많은 이단자를 회개시켰던 성 안토니우스는 ‘이단자들을 부수는 망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작은 형제회의 첫 번째 신학 교수로 임명되었으나, 설교 직분에 더욱 헌신하기 위해 공식적인 직책에서 면제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사람들을 개종시키고 고해성사를 주는 신부로서의 그의 성공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프랑스 남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1226년 10월 3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Franciscus, 10월 4일)가 선종하자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듬해 에밀리아(Emilia) 관구의 관구장 대리로 선출되었지만, 설교에 더 전념하기 위해 1230년 사임한 뒤 파도바 수도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파도바에 정착한 성 안토니오는 그곳 사람 모두를 완전히 개종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 또한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사방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기도 했다. 성 안토니오는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채무자들을 돕고, 옥에 갇힌 사람들을 석방하는 일을 비롯해 가난한 이들을 돕는데 힘썼고, 이단에 빠진 이들을 개종시키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하였다. 하지만 과도한 활동과 설교로 인해 기력이 약해진 그는 1231년에 잠시 요양할 목적으로 파도바 근처의 캄포 산 피에로(Campo San Piero)로 가서 은둔생활을 시작했으나 병이 심해져 파도바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파도바로 돌아가던 중 6월 13일 베로나(Verona)의 아르첼라(Arcella)에 있는 클라라 수녀회에서 선종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36살이었다. 그의 유해는 현재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성당에 모셔져 있다. 그는 이례적으로 바로 다음 해인 1232년 교황 그레고리오 9세(Gregorius IX)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그리고 1946년 교황 비오 12세(Pius XII)에 의해 교회 학자로 선언되었고, ‘복음적 박사’라는 호칭도 부여받았다. 성 안토니오의 수많은 기적 이야기와 설교 능력은 가톨릭교회의 대표적 전설 중 하나가 되었고, 그를 능가할 만한 설교가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당시 사람들은 성 안토니오를 일컬어 ‘이단자들을 부수는 망치’, ‘신약 성경의 방주’라고 칭했으며, ‘기적을 행하는 사람’으로도 불렀다. 리미니(Rimini)에서 자기 앞으로 몰려든 물고기 떼에게 설교하면서 이단자들보다 물고기가 더 자신의 설교를 잘 경청한다고 했고,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믿지 않는 이단자의 요구대로 3일을 굶긴 노새를 풀어주자 사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성체 앞에 무릎 꿇고 경배하는 노새의 기적도 있었다. 그리고 17세기부터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때 안토니오 성인에게 기도하면 곧바로 찾는다는 전설이 생겼다. 이는 볼로냐(Bologna)에서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한 수련자가 허락 없이 성 안토니오가 수도자들을 가르칠 때 사용하던 시편집을 가져간 일이 있었다. 성 안토니오는 하루빨리 시편집이 돌아오기를 기도했고, 그 수련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시편집을 돌려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수호자로서 일생 그들을 위해 헌신했던 성 안토니오의 이름을 따서 19세기에 ‘성 안토니오의 빵’이라는 구호단체가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교회 미술에서 그는 기적 이야기 외에도 주로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과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는 책을 들고 있거나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는 한 방문자가 본 장면에서 유래하는데, 성 안토니오가 깊은 묵상에 빠졌을 때 아기 예수님이 잠시 성인의 품에 안긴 것을 표현한 것이다. 옛 “로마 순교록”이나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 모두 6월 13일 목록에서 교회 학자이자 사제인 성 안토니오가 참사회원이 된 후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여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신앙을 전하고자 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수많은 이들을 참된 신앙으로 인도한 놀라운 설교가였던 그에 대해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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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고종희 저, 명화로 읽는 성인전(알고 싶고 닮고 싶은 가톨릭성인 63인) - '파도바의 안토니오', 서울(한길사), 2014년, 444-451쪽.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118-120쪽.
- 베르질리오 감보소 저, 김익자 · 강은성 역, 기적의 일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서울(성바오로), 2015년.
- 스테파노 델오르토 저, 강선남 역,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서울(바오로딸), 2003년.
- 안톤 로체터 저, 양우석 역,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서울(프란치스코출판사), 2022년.
- 최익철 저, 우표로 보는 교회를 빛낸 분들 - '안토니오', 서울(으뜸사랑), 2014년, 109-113쪽.
- 페르디난트 홀뵉 저, 이숙희 역, 성체의 삶을 위한 성체와 성인들 - '파두아의 안토니오 성인', 서울(성요셉출판사), 2000년, 95-99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8권 - '안토니오, 파도바의',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2001년, 5836-5839쪽.
- 황정윤 저, 이승문 그림, 성 안또니오, 서울(성황석두루가서원), 1990년.
- L. 폴리 저, 이성배 역, 매일의 성인, '파도바의 성안토니오 사제 학자', 서울(성바오로), 2002년, 141-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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