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쾌한 클래식: 로시니의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모세의 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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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1-24 | 조회수2,237 | 추천수0 | |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25) 로시니의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모세의 기도 홍해를 가른 모세의 기도
구약성경 창세기 다음에 나오는 탈출기는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기술한 책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기’ 즉 출애굽 사건을 다뤘다. 이스라엘인들이 하느님(야훼)과 그분의 종 모세를 결정적으로 믿게 한 징표였다.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에게 십계명을 받아 율법을 제정한 예언자 모세가 “이스라엘인들은 이제 이집트를 떠나도 좋다”고 했다가 번복하기를 일삼은 이집트 왕 파라오의 변심에 맞서 리더로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대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다.
기원전 1230년경에 일어난 기적의 이야기를 야심 차게 오페라로 만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벨칸토 오페라의 황제 조아키노 로시니였다. 그는 1818년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이 작품을 ‘이집트의 모세’로 초연하고 1827년에는 이 작품을 개작해서 오늘날 상연되는 ‘모세’(Mose)로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올리게 된다.
청중을 감동시킨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는 4막 홍해 바다 앞 사막 장면이다. 모세와 이스라엘인들은 오랫동안 붙잡혀 신음하던 이집트에서의 괴로운 삶을 끝내고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대탈출을 감행한다. 탈출하는 그들 뒤로 행진곡과 함께 사막에는 엄청나게 많은 이집트 병사들이 무서운 기세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무섭게 돌진해 오고 있었다. 이스라엘인들 앞에는 홍해 바다가 가로막고 있어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다.
지도자 모세는 하느님을 향해 무릎을 꿇고 진지하게 기도를 드린다. ‘별이 빛나는 하느님의 옥좌 위에서’(Dal tuo stellato soglio)를 부르며 모세가 기도하자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세를 따라 기도를 드린다. 로시니 시대에 베이스가 주인공을 맡는 오페라는 드물었다. 로시니는 이집트 왕자 아메노피와 모세의 동생 역을 테너가 맡게 하고 모세 역은 진중하고 엄숙한 베이스가 맡게 하는 절묘한 선택을 한다. 이 곡은 모세의 독창을 시작으로 솔리스트들이 모두 카논(돌림노래) 풍으로 노래한다. 숙연해지는 장면이다.
이제 이집트 병사들은 이스라엘인들을 덮칠 기세다. 그런데 놀랍게도 모세의 간절한 기도에 홍해 바다가 갈라진다. 이스라엘인들은 매우 놀라며 바다에 난 길 속으로 달려간다. 이집트 왕 파라오와 왕자 아메노피를 선두로 이집트 병사들은 이스라엘인들을 뒤쫓아 바다에 난 길로 뛰어든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홍해를 거의 다 건넜을 때 이집트 군사들은 바다의 중간에 다다르게 된다. 이때 바다는 다시 하나로 합쳐지고 이집트 병사들은 모두 바닷속으로 잠겨 사라지게 된다. 이 장면은 장대한 오케스트라 곡으로만 표현돼 있다. 모세가 지팡이를 들자 여호와가 바람으로 홍해를 갈랐고 다시 지팡이를 흔들자 바다가 합쳐지면서 이집트 병사들이 몰살됐는데 터키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에 전시된 모세의 지팡이는 생각보다 작고 마른 지팡이여서 놀란 적이 있다.
로시니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모세의 기도 장면 아리아에 감명받은 낭만주의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는 로시니의 ‘모세 주제에 의한 G장조 변주곡’을 작곡해 자신의 독주회에서 연주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바이올리니스트뿐만 아니라 비올리스트, 첼리스트들도 연주를 즐기는 명곡이 되었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모세의 기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MEjnUbRE0Hg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11월 21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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