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례금에 대한 지나가는 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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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영훈 | 작성일1999-10-20 | 조회수1,977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께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사례금이 갑자기 문제를 일으킨 것은 무엇때문입니까? 물론 갑자기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지요.
사례금 얘기를 하시니 몇 년전 일이 떠오르는 데요. 전 성가대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본 바는 없습니다만 군대에서 트럼펫을 불었습니다. 성당 수녀님과 잘 알고 지냈는데, 성당에는 청년합주단이 있었죠. 부대에 쫄따구 중에 신자였다가 냉담을 했지만 트럼펫은 기가 막히게 부는 애가 있었습니다. 청년합주단은 현악기와 목관악기 위주이지만 트럼펫 하나 정도 있어도 되지 않겠냐고 수녀님께 말씀드렸었는데요. 그 쫄따구에 가서 이야기하니까 그 녀석 왈 "성당에선 얼마 정도 줍니까?"하더군요. 그게 무슨 얘긴가 하고 물어보니, 교회에선 연주자, 반주자, 지휘자들에게 얼마씩의 돈을 지급한댑니다. 액수는 오케스트라보다 적지만 부업으로 상당히 괜찮은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무산되었지요. 왜냐구요? 성당에선 당연히 누구나 그렇듯이 봉사자로 참여하죠 연주 잘 한다고 용돈주는 것도 아니고요. 금일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있던 그 성당 수녀님이 가끔 이야기하시는 것을 들어보면(의역을 하자면) 전기기타를 학생미사때에 쓰기 위하여 애들이 사달라고 신부님께 말씀드렸는데 신부님께서 안되다고 하셔서 아마도 오베이션 기타를 산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 수녀님께서는 그거 상당히 시끄럽던데...하시더군요.
문제는 사례금인데요. 이상한데로 빠졌죠? 밑에서 류대희님도 말씀하셨지만 음악적 이해가 없는 신부님, 수녀님일 경우에는 아무것도 바랄 수가 없지만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가능해지는 사례금이라고 봅니다. 물론 성당에서야 교회처럼 연주자나 반주자, 지휘자가 일정한 액수의 돈을 일정한 기간마다 받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정열이나 관심이 교회보다 적은 것도 있고 또한 경제적인 문제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문제는 월급처럼 지급되지 않더라도 과연 사례금 형식으로 돈이 지급되는 것은 옳은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제 생각은 지급해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신부님의 그러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성가대의 지휘자 반주자 혹은 연주자 그룹만이 자존심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신부님쪽에서도 상당한 점수를 획득할 수있기 때문입니다. 점수라고 이야기하니 약간 어폐가 있군요. 하지만 보십시오. 일단 사례금을 지급할 정도의 신부님이라면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도 볼 수있지요. 그러므로 타인들이 볼 때에 과연 신부님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못 부르더라도 성가대에게 그러한 관심을 쏟는 신부님이라면 사람들이 좋아할 법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휘자 반주자 연주자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그들 개개인만이 쓰는 돈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함께 나누어 먹거나 회식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에 쓰이게 되겠지요. 성가대, 합주단의 사기도 진작시키고 신부님도 좋은 이미지를 받고 쌍방이 좋지요.
물론 그래도 문제는 있습니다. 성가대, 합주단과 다른 단체를 비교해서 볼때 "도대체 뭐가 나아서 그들에게만 사례금을 주는가?"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각 성당에서 복사단들에게 상당한 지원을 해줍니다. 보통.... 그 애들은 애들이지만 교회전례에 참여하여 전례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신부님을 직접 도와주지요. 그러나 한 편으로 보면 복사가 없다고 미사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들이 참여함으로써 더욱더 미사가 아름다워지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전례적이라고 하는 분위기가 우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선 해설자도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러나 해설자와 복사단 혹은 성가대, 반주자, 연주자를 비교해 본다면 이미 짐작을 하시겠지만 해설자는 혼자서 아무때이고 자신이 시간을 만들어서 연습하면 됩니다. 그러나 복사단, 성가대, 합주단의 경우는 함께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오묘함이 있죠. 다들 바쁜데 함께 맞춰서 시간을 만들어서 연습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입니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어도 매주에 꼭 한 두번씩 만나서 술을 먹는 사람을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술을 먹는 것이 아닌데도 아주 친한 친구사이가 아니더라도 매주에 꼭 한 두번씩 모여서 연습을 합니다. 게다가 대축일이나 축일이 있을 경우에는 더욱더 신경을 써서 연습을 하지요. 혹은 발표회라든지 하는 경우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니네들은 봉사를 함으로 인해서 느끼는 보람이 있을 것이므로 그것으로 만족하여라"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만일 그런 신부님이 계시다면 참 실망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는 신부님들이 또한 사례금이니 하는 것들도 잘 주지요. 대축일에 열심히 노랠불러도 전혀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시는 신부님들이 또한 사례금도 주지 않으십니다. 그런 것이지요. 관심이 있고 없고 그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사실 사례금이 없다라도 신부님들의 따뜻한 칭찬 한 마디가 성가대원, 연주자, 반주자, 지휘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또한 사례금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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