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1999-11-03 조회수1,506 추천수9 반대(0) 신고

몇 본당에서 성가대의 살림살이에 대해서 올라온 글을 보고 제 추측이 그리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쌍한 (?) 우리 성가대들의 형편 말입니다. 그러나 무척이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성가로 봉사하려는 여러분의 마음 가짐을 볼 수 있어 기뻤고 우리에게도 큰 걱정없이 전례 봉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같이 기도하고 싶습니다.

 

사목자나 본당 어른들의 협조나 따뜻한 격려 그리고 위로없이도 굳건히 버티시고, 큰 축일의 그 길고 긴 연습시간을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며 찬미자로서의 봉사를 하고 계신 여러분들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전례 중에 위로를 받으며,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한 주일 동안 힘든 세상살이에서 지탱할 힘을 얻고 계신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기도하면서 애 쓰신 만큼 이번 성탄에도 많은 신자들이 우리 안에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사랑을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몸 담고 사는 한국 사회는 큰 희망이 없는 듯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찬미 기도를 통해 많은 분들이 신앙과 희망,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체험을 이번 성탄 때에도 여러분이 선사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가장 큰 문제는 늘 말씀드린 대로 사목자들의 전례에 대한 애정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단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성가대원들이 노력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장 여러분을 안 도와주시고 어떻게 해 주신다는 것에 연연하지 마십시다. 좋은 찬미의 기도를 만들어 내는 방법 이 외에는 성가대가 인정받을 수 있는 방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선 사목자가, 그 다음에는 여러 신자들이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 성가대의 봉사가 사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여러분의 성가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분들은 끝내 성가대의 중요성을 모르게 되고 큰 도움을 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봉헌하는 찬미의 성가로 인해 미사를 드리는 사제들이 어떤 감명을 받을 수 있도록, 그래서 전례에는 성가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한번 노력해 봅시다. 성가가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 자신들로 하여금 더욱 가슴 뜨겁게 기도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미사에 참여한 신자 모두를 한 형제로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예식에 장엄함을 더 하는 기도로서 성가가 느껴지지 않는 한 성가대는 언제나 오늘과 같은 서러운, 어떤 곳에서는 문제 단체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실지로 미사를 드리는 사제와 신자들이 성가가 정말 필요하고 좋은 기도라는 것을, 그래서 성가대를 잘 도와야 하겠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연습 밖에 없습니다. 물론 본당에 따라서는 기본적인 협조조차도 없기에 제대로 연습할 여건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지 좋은 찬미의 기도를 만들어 내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좋은 찬미 기도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괜히 "우린 그래도 실전에는 강하다"는 자만은 버리셔야 합니다. 아무도 우리의 성가로 인해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성가대에 협조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리가 없을 것입니다.

 

남을 움직일 수 있는 성가를 만들어 내는 성가대의 연습에는 단원들의 일치감이 우선해야할 것입니다. 서러운 (?) 우리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연습시간을 제대로 지키고 적극적으로 연습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잘 하는 사람은 전체 성가를 인도하고 도와주는 입장에서, 그리고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노력만이 전체 성가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마음에서 연습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자기의 위치에서 사랑으로 일치하려 할 때, 그리고 성실히 자신의 의무를 수행할 때 좋은 찬미의 기도는 반드시 울려 퍼지게 되어 있습니다.  건방진 마음들을 거두지 않는 한 겸손한 기도는 나올 수가 없겠죠.

 

전 어느 합창단을 맡든지 간에 아래와 같은 부탁을 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비싼 돈 드려 공부한 모든 것을 여러분에게 가르쳐 드리고 싶다. 대신 여러분들은 나를 믿고 (한 마디로 건방지게 놀지 말고...) 연습에 임해주시라고 말입니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성실한 연습을 하는 성가대만이 사목자나 신자들이 필요로 하게 되고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이 따르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존경을 드리며 정말 하나된 마음으로 연습에 충실히 임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대로 연습하고 좋은 찬미의 기도를 주님께 드리십시오. 그 길만이 우리도 머지않아 주님의 제단에 봉사하는 사람으로서의 기쁨과 긍지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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