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제4주일] 성가정성가대 복음나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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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오규 | 작성일1999-12-16 | 조회수1,10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주님의 평화
성가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림제4주일의 복음나누기를 올립니다.
이번 주 복음에서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방문하는 "수태고지"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 엄청난 소식을 듣고도 마리아께서는 순명하셨고, 이로써 하느님 구원사업의 절정인 강생의 신비가 실현됩니다. 저희가 준비한 복음나누기에서는 성모님의 순명을 묵상하며 저희가 지난 주에 치른 성가발표회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대림절 마지막 주간을 잘 준비하시고 성탄미사에서 아름답고 정성스러운 성가를 봉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성가정성가대 올림.
성가정성가대 복음나누기 : 대림제4주일
1. 시작기도 : 성서기도문(1분)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느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를 저희에게 보내시어 당신을 우리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니 찬미 받으소서. 주님께서는 살아 있고 힘이 있는 성서의 말씀으로 저희에게 삶의 뜻을 깨우쳐 주시고, 구원을 이루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오늘 저희가 성서와 친숙한 삶을 통하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만나게 하시고 성서의 말씀을 저희의 삶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이제까지 성서를 멀리하거나 그 가르침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였음을 용서하시고 생명의 말씀을 떠나지 않게 하소서.
참으로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 저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시고 저희가 말씀에 순종하신 성모 마리아를 닮아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기도하고, 생활하며 선포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2. 성서봉독 (1분)
제1독서 : 사무엘 하 7,1-5.8ㄴ-12.14ㄱ.16 <다윗의 나라는 주님 앞에서 길이 뻗어 나갈 것이다.>
제2독서 : 로마서 16,25-27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졌던 그 심오한 진리가 이제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내가 전하는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을 통해서,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 두셨던 그 심오한 진리를 나타내 보여 주심으로써 여러분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십니다. 그 진리는 이제 예언자들의 글에서 명백하게 드러났고 영원하신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모든 이방인들에게 알려져 그들도 믿고 복종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가지시고 지혜로우신 오직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
복 음 : 루가 복음 1,26-38 <너는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으리라.>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진 지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인사하였다.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말라. 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이 말을 듣고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자 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들 하였지만,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3. 묵상 : 침묵 가운데 각자 묵상한다. (1분)
4. 복음나누기 (6분) : 순명과 기도와 응답
대림제4주일은 대림절의 마지막 주간으로서 구원의 축제일이 다가옴을 예감하여 기쁜 성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에서 절정을 이루는 결정적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라는 무명의 한 시골처녀를 선택하시어 성자를 잉태할 것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처녀가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지금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시 이스라엘의 율법에 의하면 죽음을 각오해야할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가브리엘 천사가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라고 대답하자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하며 순명하였습니다.
마리아의 순명으로 하느님 구원사업의 절정인 강생의 신비가 실현됩니다. 순명은 맹목적으로 따르는 맹종이 아니며,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버리는 자포자기도 아닙니다. 순명은 다가올 위험과 어려움을 알고도 믿음으로써 자신을 투신하는 행위이며,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기도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마리아께서는 모든 위험을 아셨지만 믿음으로 극복하고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하여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함으로써 신앙의 모범이 되고 우리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우리도 성모 마리아의 신앙을 본받아 우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금요일 저녁에 성가발표회를 갖고 오래도록 잊지 못할 큰 감동을 함께 누렸습니다. 이 발표회의 성과를 오늘의 복음에 비추어 묵상하고 성찰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성가발표회에서 우리는 그 동안 준비한 성가를 연주하기는 했지만 이 발표회를 우리가 연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이것을 개최할 엄두도 못 낼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에 있었던 본당 청년성가대인 라우스성가대 정기발표회에 찬조출연을 하면서 발표회를 여는 청년들을 보고 부러워하기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가발표회 개최 결정이 내려졌던 것입니다. 마치 마리아께 천사가 찾아와 수태고지를 하듯이, 우리들의 성가발표회는 위에서부터 내려졌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우리는 아직 너무 부족한데 어떻게 열 수 있겠습니까?" 하며 걱정을 하였습니다. 마리아가 천사께 "어뗳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았습니다. 사실 저희 성가대에는 형제단원 수가 너무 적어서 소리가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들은 일단 순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음나누기를 시작하면서 단원 수에 연연하지 말고 오로지 성가를 부르는 것 자체가 은총이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성가를 봉헌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하며 연습하였습니다.
성가발표회 30분 전 우리는 제대 뒤의 제의실에서 기다리며 여러 가지 걱정들을 했습니다. 과연 청중들이 많이 오실지, 성가 부르다 틀리지는 않을지 등등을 말입니다. 특히, 솔로를 맡은 단원들의 심정은 "나 하나 때문에 망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더욱 불안했습니다. 이런 걱정과 불안에 빠져들고 있을 때 지휘자가 묵주기도를 바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마음으로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이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우리의 걱정은 하나 둘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가발표회에 임했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와 축하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성가발표회라는 작은 사건을 통해 순명과 기도에 대한 주님의 응답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를 체험하였습니다. 우선 우리가 순명하고 성가발표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은총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형제단원이 세분씩이나 입단하는 기쁨도 누리게 되었습니다. 성가합창은 함께 기도하는 것인 만큼 그 은총도 더 컸던가 봅니다. 주님의 은총은 성가발표회 후에도 이어져서 우리가 꼭 나와주기를 고대하고 있었던 한 형제가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 것입니다. 주님께서 저희들을 도구로 쓰시어 성가발표회에서 우리가 바치는 찬미의 기도를 통해 이 형제에게 용기를 넣어주시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인간적으로 그렇게 노력해도 안되었던 일이 주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성가발표회 과정을 통해 보여드린 순명의 자세나 기도의 정성이 여러모로 부족하였지만 주님께서 저희에게 베푸신 은총은 이토록 놀라운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더 열심히, 더 겸손하게, 더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봉사해야 하겠습니다.
5. 마침기도 (1분)
사랑과 은총의 하느님,
저희들의 정성과 기도가 여러모로 부족하였지만 저희에게 필요한 용기와 겸손을 주시어 성가발표회를 잘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저희들의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도록 넘치는 은총을 베푸시니 감사하나이다.
저희들이 성가대로서 더 정성스런 마음으로, 더 겸손한 자세로, 더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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