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라우다떼복음묵상]연중제4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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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성 | 작성일2000-01-31 | 조회수77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LAUDATE복음묵상
안녕하세요? 전례부장이 된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굿뉴스에 들어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묵상을 올리는 것이 매번 늦어집니다. 죄송하구요, 앞으로는 늦지 않게 올릴께요. ^^;
<준비 및 진행 : 김지성 스테파노>
오늘은 연중 제4주일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마르코 복음서 1장 21절에서 28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럼 읽겠습니다.
(성서읽기) [가파르나움 마을에서] 21 안식일에 예수께서는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22 사람들은 그 가르치심을 듣고 놀랐다. 그 가르치시는 것이 율법 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23 그 때 더러운 악령 들린 사람 하나가 회당에 있다가 큰 소리로 24 "나자렛 예수님, 어찌하여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25 그래서 예수께서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나가거라." 하고 꾸짖으시자 26 더러운 악령은 그 사람에게 발작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다. 27 이것을 보고 모두들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것은 권위 있는 새 교훈이다. 그의 명령에는 더러운 악령들도 굴복하는구나!"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28 예수의 소문은 삽시간에 온 갈릴래아와 그 근방에 두루 퍼졌다.
이번 성서묵상을 준비하면서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겨울 피정을 갔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 때 겨울 피정은 다른 때하고는 달리 2박3일 간의 꽃동네에서의 봉사활동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두 팔과 두 다리가 없거나, 앞을 보지 못하시는 분들...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그런 분들을 도와드렸습니다. 처음 그 곳에 갈 때만 하더라도 봉사를 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큰 각오를 갖았었는데, 막상 난생 처음으로 그런 분들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겁부터나고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칭찬보다는 그 곳에 계신 어른들께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그 곳에서의 생활은 너무 힘들어서 심지어 우는 친구들, 동생들도 있었고, 저 역시 그 곳에 괜히 간 것은 아닌가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봉사를 갔다 온 후부터 지금까지, 가끔씩 그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으로 남을거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 이후에 떠오르는 꽃동네의 기억들은 꽃동네에서 봉사를 한답시고 2박 3일 내내 항상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었던 저의 모습과 대소변을 받거나 목욕을 시켜드리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얼굴에 싫은 기색한번 내지 않았던 그 곳의 봉사자분들의 모습입니다.
제가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행동에서 꽃동네에서의 봉사자분들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제가 봉사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만약 오늘 성서에 나오는 이 부분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아마 저는 말로만 떠들어대는 율법학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율법학자들을 비웃으며 우쭐거렸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이 그 많은 사람들이 그 동안의 율법학자들의 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권위를 어떻게 예수님에게서 느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대답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령이 들린 사람에게서 악령을 내쫓으심으로써 말씀과 행동이 하나임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과 행동의 일치를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그 행동이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예수님에게서 그 권위를 느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함을 보여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진심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면, 오래도록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꽃동네에서의 저의 모습도 그렇고 기도를 하면서도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암기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그런 모습들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크게 보면 성가대 단원으로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연습을 할 때 가끔씩 직접 멋진 발레도 보여주시면서 가사를 음미하고 감정을 살려 노래를 부르라고 강조하십니다. 이것 역시 우리가 성가를 통해서 미사를 봉헌한다는 생각과 정말로 기도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잠시 묵상하는 시간을 갖으면서, 그 동안 기도를 하면서 혹은 성가를 부르면서 그 밖의 다른 여러 행동들을 돌아보고 그 때의 행동들이 억지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참되고 진실된 행동들이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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