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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태오 복음12: 베드로의 고백과 수난 예고(마태 16,13-23)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9 조회수5,267 추천수2
[도란도란 성경이야기] 마태오 복음 (12)


마태오 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모습들 - 베드로의 고백과 수난 예고로 참된 하느님의 아드님임이 드러나는 예수님(마태 16,13-23)

지난 호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자주 비유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비유를 사용하는 목적이 교육을 위한 것이며, 비유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한 가지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군중들은 예수님의 비유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진 이들만 그 가르침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군중들에게는 당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지 않으시지만 제자들에게는 알려주십니다. 당신이 어떤 분이시며 어떤 사명을 완수하셔야 하는지 드러내 보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태16,13-23)

예수님의 권위 있는 말씀과 행동을 보고도 사람들은 예수님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이 질문은 예수님에 대해서 군중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수님을 예언자로 알아봅니다. 헤로데는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세례자 요한으로 생각했습니다(마태14,1-2 참조). 또 어떤 이들은 엘리야 예언자로 생각합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사람들에게 크게 존경을 받았으며 하느님께서 그를 기적적으로 하늘로 들어 올리셨기 때문에(2열왕2,11 참조) 메시아의 선구자로서 다시 오리라고 기대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말라3,23-24 참조). 또 일부는 예수님을 예레미야로 생각했습니다. 당시 유다인들이 잘 알고 있던 예레미야에 관한 전승은, 예레미야 예언자가 엘리야처럼 하느님에 의해 하늘로 불려 올라갔고 훗날 하느님의 사자(使者)로 다시 파견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나 엘리야 또는 예레미야와 같은 예언자와 같게 생각했던 일은 그들 나름대로 예수님을 아주 높이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로서는 예언자보다 더 높은 명예를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한 가지 더 높은 명예는 메시아였습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두 번째 질문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 올바로 알게 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메시아)임을 고백함과 동시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덧붙여 말함으로써 예수님의 정체성을 완전하게 표현합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이라는 표현은 성경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이 말이 사용될 때 그 의미는, 생명이 없는 우상들 같은 거짓 신들과는 전혀 다른 신이며 생명을 주시는 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예언자들이 약속해왔고 또한 사람들이 기다렸던 그 메시아일 뿐만 아니라, 성부와 절대적이며 유일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창조하고 생명을 주는 분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시몬은 ‘베드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음으로써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반석이 됩니다. 이 교회는 하느님의 옛 공동체가 아니라 메시아의 새로운 공동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과 분리된 상이한 공동체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 공동체가 옛 공동체와 다른 점은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메시아로, 더 나아가 살아 있는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고백하고 이 신앙 안에서 일치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새로운 공동체에 속해 있는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메시아 예수님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의 예수님의 정체성은 수난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과 죽음을 반드시 겪고 부활하셔야 비로소 하느님의 뜻을 완성하고 하느님 나라를 이루시게 될 것입니다. 베드로는 고통 받는 그리스도는 생각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붙들고 반박합니다. 이런 베드로의 모습은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고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뜻(욕심)을 고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에게 하느님의 뜻이 아닌 인간의 뜻을 고집하는 사람은 예수님에게 유혹하는 자, 곧 사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고백하며 새로운 그리스도 공동체에 속한 우리들은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에 맞게 예수님을 뒤따르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 참고문헌 : 성서못자리 그룹공부교재 「마태오 복음」, 2010, 기쁜소식, 291-314쪽.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2년 5월호, 사목국 성서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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