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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예언서 여행: 애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8 조회수3,397 추천수1
[예언서 여행] 애가 (1)


1) 책 제목

유다인들은 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낱말을 책의 제목으로 삼는 관습에 따라 애가의 첫 낱말인 ‘아’ 또는 ‘어찌하여’라는 의미를 지닌 히브리어 감탄사 ‘애카’를 이 책의 제목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유다인들의 탈무드에 의하면, 히브리어 성경에서 이 책의 본래 이름은 ‘애카’가 아니라 ‘슬픔의 노래들’, ‘조가(弔歌)들’, ‘애가(哀歌)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키놋’이라고 하는데, 이 ‘키놋’이 ‘애카’보다도 이 책의 내용에 더 잘 어울린다. 그리스어 칠십인역 성경과 라틴어역 성경인 불가타에서도 히브리어 ‘키놋’과 같은 의미를 지닌 ‘트레노이’와 ‘라멘타씨오네스(Lamentationes)’를 이 책의 이름으로 한다.


2) 성경에서의 위치

애가를 성문서로 분류하는 유다인들은 코헬렛과 에스테르기 사이에 애가를 위치시킨다. 반 면에 그리스어 칠십인역 성경은 애가가 비록 예언서는 아니지만 이 책의 전통적인 저자로 여겨지는 예레미야서 다음에 이 책을 배치하고, 이 책을 ‘예레미야의 애가(哀歌)’라고 부른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칠십인역 성경에서 불가타로 이어지는 분류와 배치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예레미야의’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 이 책을 단순히 ‘애가’라고 부른다.


3) 애가의 저자

예레미야 예언자가 유다 임금 요시야의 죽음을 애도한 애가를 지었다는 이야기[“예레미야도 요시야를 위하여 애가를 지었다. 그래서 요시야를 애도할 때에는 오늘날까지도 노래하는 남녀들이 모두 그 애가를 부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이스라엘의 규정으로 삼았다. 그 애가는 애가집에 실려 있다.”(2역대 35,25)]와 예레미야서와 애가의 어휘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성경학자들은 예레미야 예언자가 예루살렘 함락 때에 이 책을 지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4) 애가의 저술 시기와 장소

애가의 저술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노래들이 전부 바빌론 제국이 예루살렘을 함락한 기원전 587년 이후에 저작되었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저술 장소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유배지인 바빌론이 고려되기도 하지만, 이 노래들이 시작하는 것처럼 예루살렘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2,9.10; 4,22; 5,4.8.18).


5) 애가의 형식 - ‘알파벳 노래’

애가는 다섯 번째 노래를 제외하면 모두 각 행이나 구절의 첫 철자가 히브리어 알파벳의 순서에 따라 이어지는 ‘알파벳 노래’ 유형에 속한다. 알파벳 노래는 히브리어 22개의 자음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완전함 또는 충만함을 표현하고자 할 때 주로 이용된다. 애가의 저자도 알파벳 노래의 형식을 취해 시온 또는 예루살렘 도성이 철저히 파괴된 것에 대한 애도를 완전하게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0월 10일 연중 제28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예언서 여행] 애가 (2)


6) 애가의 내용

다섯 편의 애가가 모두 바빌론 제국의 침략으로 인한 유다 왕국의 멸망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기원전 587년)라는 공통 주제를 다루고 있다.

① 첫째 애가 : 예루살렘의 참상(1장)

1장에서 저자는 예루살렘 도성을 하느님에 의해 버림받은 수치스러운 과부로 묘사한다. 축 제의 기쁨이 사라진 예루살렘은 비탄에 잠겨 있고, 원수들은 그의 몰락을 비웃으며 그를 멸시한다. 그러나 원수들이 자신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참기 힘든 예루살렘 도성은 그 원수들에게도 벌을 내려주시라고 하느님께 간청한다(21-22절).

② 둘째 애가 : 원수 같으신 하느님(2장)

시인의 애가(1-19절)와 시온의 애가(20-22절)로 이루어진 2장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딸 시온(예루살렘)을 난폭하게 파괴하는 성난 원수처럼 묘사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딸 시온이 당신을 기리고 예배하는 축제의 날과 안식일을 ‘진노의 날’로 바꾸신다 20-22절에 언급된 “여인들이 제 몸의 소생을 잡아먹는” 비극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함락된 예루살렘 도성의 극한 상황을 표현한다(참조 : 2열왕 6,28-29; 예레 19,9; 에제 5,10).

③ 셋째 애가 : 고통과 희망(3장)

시인의 애가(1-39절)와 공동체의 탄원 기도(40-47절), 그리고 시인의 탄원 기도(48-66절)로 이루어진 3장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 속에서 욥처럼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돌린다.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지극히 높으신 분의 명령에 따라 일어나지 않는가? 그러니 살아 있는 인간이 무엇을 한탄하리오? 저마다 제 잘못을 한탄할 수밖에”(38-39절). 그런 후에 저자는 하느님의 자애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고 그분께 부르짖으며, 하느님께서 하늘에서 자신을 굽어보실 때를 기다린다(40-54절). 55-66절은 큰물고기 뱃속에서 요나가 바치는 기도처럼(2장), 하느님께서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의 기도를 이미 들어주신 것으로 간주하여 그분께 찬미를 드리는 내용이다.

④ 넷째 애가 : 징벌의 한 가운데에서(4장)

시인의 애가(1-16절)와 시온의 애가(17-22절)로 이루어진 4장에서 저자는 과거에 화려했던 예루살렘의 모습과 현재의 비참한 모습을 비교한다. 황금과 순금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예루살렘 도성(1절)이 지금은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그곳의 주민들은 하느님의 버림을 받았다. “승냥이들도 가슴을 헤쳐 제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건만 내 딸 백성은 사막의 타조처럼 매정하게 되어 버렸구나”(3절). 고대 근동에서 사막의 타조는 모래에 자신의 알을 낳고는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 제 새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짐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욥 39,14-16 참조). 예루살렘이 이렇게 비참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그곳에 사는 예언자들과 사제들의 죄악 때문이다(13절).

⑤ 다섯째 애가 : 애원의 기도(5장)

5장에서 저자는 바빌론 제국의 속국이 된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해 하느님께서 자신들의 불행한 처지를 기억하고 돌보아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 “주님, 기억하소서. 저희가 어찌 되었는지를, 바라다보소서, 저희의 치욕을”(1절). 그리고 저자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시켜 주시기를 간청한다. “주님, 저희를 당신께 되돌리소서. 저희가 돌아가오리다. 저희의 날들을 예전처럼 새롭게 하여 주소서“(21절). [2010년 11월 7일 연중 제32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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