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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2: 예수님 시대 팔레스티나의 정치 구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9 조회수4,957 추천수1
[도란도란 성경이야기] 마르코 복음서 (2)


지난 호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시기의 역사적 상황 중 팔레스티나의 경제에 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 정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원전 63년 로마 장군 폼페이우스는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침략해서 팔레스티나를 로마의 속주로 합병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날 무렵의 로마 황제는 아우구스투스였고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은 헤로데 대왕 말기로 추정됩니다. 헤로데 대왕은 팔레스티나 남쪽에 있는 이두매아라는 곳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로마의 인정을 받아 팔레스티나 전체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왕이 되기 위해 자기 가족까지 죽일 정도로 패륜아였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지략은 아주 뛰어나서 그 당시 팔레스티나는 겉으로나마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번창했습니다.

기원전 4년 헤로데 대왕이 죽자 자유를 간절히 바라던 백성이 유다, 베로이아, 갈릴래아 등지에서 민족주의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이 소요들은 시리아의 로마인 총독 바루스에 의해 곧 진압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팔레스티나는 세 부분으로 나뉘었는데, 헤로데 대왕의 세 아들인 아르켈라오스, 헤로데 안티파스, 필리포스가 로마에 의해 각각의 영주로 책봉되어 다스리게 됩니다. 예수님이 활동하던 시기에 갈릴래아를 다스리던 사람은 헤로데 안티파스였습니다.

예수님의 재판과 죽음에 관련되어 있는 본시오 빌라도는 기원후 25년부터 35년까지 이 지역의 로마 총독이었습니다. 유다 안에서 로마 총독의 권위는 거의 절대적이었습니다. 중요한 일은 모두 그들의 법정에서 다루어졌는데, 특히 그들은 생사를 좌우하는 권한을 쥐고 있었고 그들이 내린 언도는 군사들에 의해 집행되었습니다.

이처럼 팔레스티나는 로마의 속국이 되어 로마의 통치를 받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이곳 주민인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최고 의회(대 산헤드린)를 통해서 어느 정도 자치권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로마 총독은 최고 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최고 의회는 대사제가 의장을 맡았고 71명의 의원들이 있었습니다. 최고 의회는 종교적 기능과 정치적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종교적 기능으로는, 신학적인 학교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최고 의회에서는 유다교의 교의(敎義)를 정하고 예식에 관한 일정표를 세웠으며 모든 종교 생활을 감독했습니다. 정치적 기능으로는, 율법을 의결하고 자체 경찰력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로마 정복자와의 관계를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사형 언도의 경우에는 로마 당국의 재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최고 의회가 로마에게 어느 정도의 자치권을 받았지만 결정적인 권한은 로마에게 있었기 때문에 최고 의회의 의장인 대사제마저 로마 권력층과 결탁하여 지내는 병폐도 나타났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대사제는 카야파였지만, 그 이전의 대사제이자 카야파의 장인인 한나스가 계속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최고 의회의 정치적 역할은 훗날, 제1차 유다 항쟁의 실패로 기원후 70년경 끝이 나게 됩니다.

최고 의회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회합을 가졌는데 성전은 유다인들의 삶의 중심지였습니다. 유다인들은 매일 성전에서 번제를 드렸고 희생제물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성전에서 기도를 했으며 일년에 세 차례, 아니면 적어도 파스카 축제 때는 예루살렘 성전을 순례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또한 팔레스티나의 모든 유다인들은 성전 건물을 관리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대기 위해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또한 성전 안에서는 티리쉬(Tyrisch)라는 화폐만이 통용되었기에 성전에 와서 헌금을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바꾸어 주는 환전상들은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유다인들은 압제자 로마의 지배 밑에서 각종 세금을 바쳐야 하는 등 착취를 당하고 있는데다가 사두가이를 비롯한 유다 지배 계층에게 억눌려 있었습니다. 또 성전세와 십일조 등으로 시달렸기에 몹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정치와 사회 상황에 놓여 있던 유다인들이 로마의 압제나 온갖 억압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정치적 인물을 기대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정치적, 물리적 권세를 지닌 메시아가 나타나서 자신들을 모든 억압에서 해방시켜 자유롭게 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참고문헌 : 성서못자리 그룹공부교재 「마르코 복음」, 2010, 기쁜소식, 17-21쪽.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2년 9월호, 사목국 성서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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