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요셉
요셉은 야곱의 11번째 아들이다. 구약성경에는 그의 일생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다윗과 요셉만이 이렇게 상세히 서술되어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그만큼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야곱은 젊은 시절, 형 에사우를 피해 삼촌 라반의 집에 숨어 지냈다. 그때 그의 마음을 차지했던 여인이 라헬이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혼인하게 되지만 아이가 없었다. 그러다 야곱이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 요셉이다. 훗날 라헬은 요셉의 동생 베냐민을 낳다가 숨진다. 당연히 야곱은 요셉과 베냐민을 끔찍이도 위했다. 그러자 이복(異腹) 형들은 요셉을 질투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형들은 요셉을 죽이기로 한다. 하지만 인정에 끌려 죽이지는 못하고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아버린다. 몸값은 은 20세겔이었다.(창세 37,28) 당시 어른 노예의 몸값은 은 30세겔이었다. 요셉은 17세의 소년이었기에 20세겔에 팔렸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은전 30량에 팔리셨다.
창세기 30장에는 요셉(Joseph)이라는 이름의 출처가 나온다. 아이를 못 낳던 라헬이 요셉을 얻자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주시기 바란다.’ 하면서 요셉이라 이름 지었다고 했다. 아마도 ‘씻다. 없애다’의 히브리 동사 아삽(asap)과 ‘더하다, 더해주다’의 야삽(yasap)이란 동사에서 요셉이란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집트로 팔려간 요셉은 파라오의 경호대장 ‘포티파르’의 노예가 된다. 대통령 경호실장의 하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못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고 만다. 포티파르의 아내가 유혹했으나 거절하자 괘씸죄에 걸려 옥에 갇힌 것이다.
요셉은 이렇게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하느님만이 구원자’이심을 철저하게 깨닫게 된다. 시련이 심할수록 주님께만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고통과 시련에 대한 이러한 체험은 훗날 그의 일생을 지켜주는 커다란 힘이 된다. 창세기 40장-41장에는 ‘꿈 이야기’ 두 개가 등장한다. 임금의 곁을 지키던 시종(侍從)의 꿈과 파라오(王)의 꿈이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요셉은 그들의 꿈을 해몽하여 영웅이 되고 마침내 재상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이집트 역사에는 요셉이란 인물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가 활약한 시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히브리인들이 자주 넘어왔다는 기록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성경은 요셉의 두 아들을 12지파에 넣을 만큼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민족 신앙을 드러낸 전형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야훼께만 머물러 있으면 어떤 환란에서도 구원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 분이었다. 더욱이 재상이 된 뒤에는 자신을 팔았던 형제들을 용서하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다. 훗날 이스라엘 지파들은 자신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로 요셉을 윗자리에 두었다.
요셉은 이집트 여인 ‘아스낫’과 혼인했고 110세에 세상을 떠나 이집트에 묻혔다. 훗날 모세는 그 유골을 모시고 나와 이스라엘 땅 스켐에 안장하였다.(여호 24,32)
[2008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삼천포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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