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토빗
토빗은 납탈리 지파에 속한 정통 유다인이었다. ‘아시리아’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함락되자 친척들과 함께 ‘니네베’로 잡혀갔다(토빗 1,1-2). 이 역사적 사건은 기원전 722년에 일어났다. 당시 유다민족은 남북으로 갈라져 있었고 북쪽은 이스라엘이라 했고 남쪽은 유다라 불렀다.
토빗 시대의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에 조공을 바치고 있었다. 말하자면 식민지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집트와 손을 잡고 아시리아의 지배를 벗으려 했다. 조공을 끊은 것이다. 화가 난 아시리아는 당장 쳐들어왔고 수도 ‘사마리아’를 3년간 포위하며 압박했다.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은 항복했고 주민들은 포로로 끌려갔던 것이다.
토빗은 신심 깊은 사림이었다. 유배지에서도 철저히 율법을 지켰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데 헌신적이었다. 버려진 시신이 있으면 거두어 장사시낸 일도 수없이 많았다. 그의 선행은 널리 알려졌고 마침내 왕궁에 물품을 납품하는 직책을 얻게 되었다. 아시리아 왕 ‘살만에세르’의 신임을 받은 것이다(토빗 1,13).
그러나 다음 임금 ‘산헤립’이 등장하자 토빗은 쫓겨나고 재산도 몰수당한다. 그래도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찮은 일’로 눈이 멀게 되는 불행을 만난다(토빗 2,10). 거듭되는 시련이었다. 탄식 속에서도 그는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도 토빗을 잊지 않으셨다. 그에게 ‘대천사 라파엘’을 보내신 것이다.
라파엘은 ‘아자르야’라는 젊은이로 토빗 앞에 등장한다. 그는 토빗의 아들 ‘토비야’를 도우며 하느님의 축복을 펼친다. 두 사람은 ‘섭리의 여행’을 떠나는데 먼저 토빗의 눈을 뜨게 할 ‘약’을 구한다. 그리고는 토비야의 아내가 될 ‘사라’를 만난다. 그녀는 명가의 외딸이었지만 사탄의 방해로 혼인생활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라파엘은 악의 세력을 끊고 두 사람을 맺어준다. 이후 토빗은 시력을 되찾았고 112세까지 살았다. 토비야 역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다가 117세에 선종했다. 유다인들은 고대사회의 ‘제일 큰 축복’을 장수로 여겼는데 두 사람은 그것을 누린 것이다.
토빗은 이방인 속에서도 ‘믿음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인물이다. 언제나 주님의 뜻을 최우선으로 여겼고 헌신의 삶으로 보답했다. 후대의 유다인들에게 모범을 남긴 것이다. 이것이 토빗기의 ‘메시지’다. 토빗 이야기는 ‘니네베’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훨씬 후대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현재 토빗기는 ‘제2경전’으로 분류되어 있다.
[2010년 2월 14일 연중 제6주일(설)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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