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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속의 인물: 바벨탑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3 조회수3,500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바벨탑


바벨은 바빌론의 옛 이름이다. 따라서 바벨탑은 바빌론에 있었던 탑을 말한다. 고대 도시 바빌론은 유프라테스 강 하류에 건설되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비옥한 토사가 끝없이 펼쳐지는 평야를 만들었고 바빌론은 이 땅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옛날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정복자들이 계속해서 파괴했기 때문이다. 단지 몇몇 건물의 흔적만 남아 있다. 가장 독보적인 것은 벽돌로 만든 거대한 탑들이다. 성경에서 바벨탑이라 불렀던 건축물이다.

현재 이곳은 이라크에 속한다. 그리고 탑들은 지구라트(Ziggurat)라 불리고 있다. ‘하늘의 언덕’이란 뜻이다. 일종의 신전(神殿)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케 하는 표현이다. 고대인들은 거대한 탑을 만들어 하늘의 신들에게 가까이 가려했음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가능한 높이 쌓으려 했을 것이다. 지금 남아 있는 하층 구조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현존하는 탑들의 전형적인 구조는 사각의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조금씩 작아지는 단을 쌓아 올린 형태다. 이렇게 해서 칠층 내지 팔층까지 만들었고 각 층마다 올라가는 계단을 두었다. 최 상부는 화려한 신전이 차지했다. 오늘날 보존이 가장 잘 된 것이 ‘우르의 지구라트’인데 하단의 가로는 62mau 세로는 43m다. 어마어마한 건축물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네부카드네자르’가 남긴 비문에 의하면 당시 지구라트 가운데는 높이가 98m에 이르는 것도 있었다.

이렇듯 창세기의 ‘바벨탑’은 지구라트를 가리킨다. 주재료는 점토를 이용해 만든 벽돌이었으며 부서지지 않도록 천연 역청을 발랐다(창세 11,3). 바벨탑 이야기가 성경에 등장하는 이유를 학자들은 두 가지로 추정한다. 첫째는 어찌해서 민족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답변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구라트를 보았던 유다인들의 소감으로 해석한다. 아무리 위대한 건물이라도 하느님의 허락 없이 만들어졌다면 결국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들의 신앙고백이 담긴 설화라 할 수 있다.

바빌론은 ‘네부카드네자르’의 통치 때 최고의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그의 손자였던 벨사자르(Belshazzar) 시대에 페르시아에 정복당하고 만다. 이때부터 바빌론의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하여 로마시대에는 황량한 시골로 바뀌고 말았다. 바벨탑은 하느님께 도전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 아니었다. 고대인들의 신전과 제단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그렇게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나라를 빼앗기고 포로로 끌려왔던 신분이었기에 바빌론의 건축물을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바벨탑 이야기가 창세기에 삽입된 것은 바빌론 포로기 이후인 기원전 6세기로 보고 있다.

[2010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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