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유다
유다는 야곱의 넷째 아들이다. 그런데도 형들을 제치고 메시아의 혈통이 된다. 그는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다. 형제들이 이복동생 요셉을 죽이려 했을 때 맏형 르우벤은 살리려했다. 하지만 유다는 르우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상인들에게 팔아버렸다. 이렇게 해서 요셉은 이집트의 노예가 되었다(창세 37,26-30). 이 사건은 아버지 야곱에게 평생의 한이 된다.
이후 유다는 가족과 헤어져 ‘아둘람인’과 살았다(창세 38,1). 그들은 예루살렘 인근의 산악지대 사람들이었다. 이 인연으로 아둘람 지역은 훗날 유다지파의 땅이 된다.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한 뒤 유다지파에게 분배했던 것이다(여호 15,35). 유다는 그곳 여인과 혼인해 세 명의 아들을 낳았다. ‘에르’, ‘오난’, 셀라‘가 그들이다.
그런데 첫아들 에르는 ‘타마르’와 혼인한 뒤 자식 없이 죽었다. 졸지에 ‘타마르’는 생과부가 되었다. 이럴 경우 둘째아들 오난은 형수와 관계해 형의 대를 잇는 아들을 낳아 줘야했다. 이른바 수혼법(嫂婚法)이다. 그런데 오난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다 오난도 죽었다. 이제 막내가 수혼법을 따를 차례다. 유다는 고민 끝에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낸다. 잘못하다간 막내마저 죽게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이후 타마르는 창녀로 분장해 시아버지 유다를 유혹하고는 그의 쌍둥이 아이를 가지게 된다(창세 38,18). 이들이 ‘페레츠와 제라’다. 마태복음 1장 2절에 등장하는 메시아의 조상이다. 이렇듯 참세기 38장은 유다에 관한 ‘특별기록’이다. 훗날 창세기의 편집이 마무리될 때 유다지파의 파워가 워낙 셌기 때문에 이 자리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튼 유다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형제들의 신임을 얻었다. 요셉과의 관계를 무리 없이 회복했기 때문이다. 흉년이 심해지자 그들은 식량을 구하러 이집트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요셉을 만났다. 자신들이 종으로 팔았던 요셉이었다. 유다는 목숨을 담보하며 미묘한 문제들을 풀어나갔다. 아버지와 요셉과 자신들 사이에 얽힌 복잡한 관계를 해결했던 것이다.
야곱은 임종을 앞두고 유다를 축복한다. ‘너 유다야 네 형제들이 너를 찬양하며 네 앞에 엎드리리라. 누가 감히 너를 건드리랴? 왕홀이 너에게서 떠나지 않으리라’(창세 49,8-12). 이스라엘의 통치자가 되리라는 예언이었다. 유다의 어원에는 ‘찬양’이란 뜻도 들어 있다.
[2010년 10월 31일 연중 제31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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