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하스모니아 왕조
마카베오는 히브리어로 망치를 뜻한다. 영어의 해머(hammer)와 같은 의미다. 기원전 2세기 중엽 이스라엘은 희랍의 지배를 벗어나려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때 민중을 통합하며 주도권을 행사했던 인물이 마타티아스의 셋째 아들 유다였다. 마카베오는 그에게 주어진 칭호였다. 훗날 이 칭호는 하스모니아 왕조를 배출하는 가문 이름이 된다.
유다의 아버지 마타티아스는 사제였다. 그는 예루살렘 서북쪽에 위치한 ‘모데인’이라는 도시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희랍인들은 이스라엘의 자존심을 꺾으려 도시마다 희랍신전을 세우고 제사를 강요했다. 유다인들에게는 명백한 우상숭배였다. 하지만 자의반타의반 제물을 바치며 경배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어느 날 마타티아스는 신전에 들어가 제단을 헐어버리고 이를 제지하던 관리와 참배객들을 살해하였다. 그리고는 지지자들과 함께 산으로 숨어버렸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1마카 2,23-28).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마타티아스의 선조들이 사용했던 성씨(姓氏)를 찾아냈는데 희랍말로 하스모네오스(Hasmoneos)였다. 이후 로마시대가 되자 자연스럽게 라틴어로 바뀌었는데 하스모니아(Hasmonia)였다. 이 단어는 중세기를 거치면서 교회의 공식용어가 되었고 하스모니아 왕조라는 말로 굳어졌다. 영어식 표기는 해즈먼(Hasmon)이며, 왕조를 나타낼 때는 해즈모니언 다이너스티(Hasmonean dynasty)가 된다.
마타티아스가 죽자(BC 166년) 셋째 아들 유다가 지휘를 맡았다. 그는 모세와 여호수아의 계승자라는 자의식을 갖고 있었다. 마침내 기원전 164년 유다는 예루살렘 탈환에 성공했지만 전투는 계속되었다. 적군은 코끼리를 앞세우고 진격해왔다. 유다의 동생 엘아자르는 코끼리를 칼로 찌른 후 쓰러지는 코끼리에 깔려 죽었다. 전쟁이 길어지자 유다는 로마에 사절단을 보내 도움을 청했다. 이렇게 해서 로마는 공적으로 가나안 땅에 진군할 수 있었다. 이후 유다는 5년간 전쟁을 이끌다 전사했다.
지휘권은 동생 요나탄에게 넘어갔지만 그 역시 살해되고 시몬이 뒤를 이었다. 그는 마타티아스의 둘째 아들이었다(1마카 2,2). 기원전 141년 시몬은 마침내 희랍왕조로부터 독립을 인정받고 이스라엘의 통치자 겸 대제사장이 되었다. 그러자 백성들은 직위의 세습을 인정하였다. 이것이 하스모니아 왕조의 출발이다.
[2011년 7월 17일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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