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diaspora)는 희랍어에서 왔다. 넘다는 의미의 디아(dia)와 흩어지게 하다는 스페리엔(sperien) 동사가 원형이다. 직역하면 넘어서게 흩어버린다는 뜻이다. 추방이나 이주 등의 이유로 고향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을 가리킨다고 하겠다. 우리말 이산(離散)과 통한다. 이 용어는 기원전 3세기부터 사용되었다. 북아프리카에 살고 있던 유다인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처음 등장했다.
바빌론 포로 이후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못한 유다인들은 북아프리카 알렉산드리아로 모여들었고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들을 구분한다는 뜻에서 디아스포라 유다인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이후 이 용어는 유럽에 흩어져 살던 유다인들도 지칭하게 되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 인구의 40%가 유다인이었다고 한다. 이미 수많은 유다인들이 이스라엘 밖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기원후 1세기에는 팔레스티나 밖에 사는 유다인이 500만을 넘었다고 한다. 디아스포라 유다인은 AD 70년 예루살렘 멸망 전에도 이미 팔레스티나의 유다인보다 수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디아스포라의 출현은 기원전 721년 북이스라엘의 패망으로 시작된다. 쫓겨난 주민이 타국에서 그들만의 생활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후 유다 왕국이 바빌론에 흡수되면서 본격화된다. 주민 대부분이 포로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그들은 포로지에서도 종교적 관습을 지키며 살았다. 대규모 디아스포라였다. 훗날 바빌론을 정복한 페르시아는 이들을 이스라엘로 돌려보내지만, 유배지에 남은 이들도 많았다. 디아스포라는 계속되었던 것이다.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은 회당(Synagogue)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회당은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인 예루살렘 성전을 모방해 지은 건물이다. 이들은 극소수가 히브리어와 아람어를 구사하였고, 대부분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사용했다. 주위의 문화적 환경에 개방적이었던 것이다.
20세기로 오면서 디아스포라의 중심지는 여러 번 바뀌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폴란드와 러시아로 이동했고, 현재는 미국이 중심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 사는 유다인은 대략 1,500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310만 정도가 이스라엘에 살고 600만 이상이 미국에 있으며, 200만 명 이상이 소련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4월 14일 부활 제3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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