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풀이 FREE] 편도 꽃
이스라엘에 초봄이 오면 항상 봄맞이를 하는 부지런한 꽃이 있다. 흡사 벚꽃을 닮아 보는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이 꽃은 성경에서 편도 꽃이라 불렀고, 아몬드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아몬드 꽃이기도 하다. 꽃은 하얀 색과 분홍 색 두 종류로 1-2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핀다. 봄이 오기 전에 미리 피어 봄을 알리는 꽃일뿐더러, 열매가 열리면 씨도 먹고 기름도 짤 수 있기 때문에 “부지런한 꽃”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편도 꽃은 히브리어로도 셰케드(???) “근면”이라는 뜻이다. 아몬드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지중해 지역 전체에 많이 피고, 척박해 보이는 이집트에도 편도 꽃이 있다. 편도 꽃은 야생으로 자라기도 하고 열매를 얻기 위해 경작을 하기도 했는데, 이스라엘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에 가뭄이 들어도 다른 과실에 비해 양적으로 풍부했을 것이다. 그래서 성서를 보면, 요셉의 형제들이 식량을 사기 위해 이집트로 내려가려 할 때 야곱은 이집트 총리 요셉에게 보낼 선물로 아몬드 / 편도를 넣었다. 그 외에도 주님의 성막에서 지성소를 비추었던 일곱 촛대 메노라 또한 편도 꽃 모양을 하고 있었고(탈출 25, 33-34, 37, 19-20), 모세와 아론의 지도권을 시기하여 코라와 다탄, 아비람이 반란을 일으킨 이후, 아론의 수위권을 증명하기 위하여 지팡이에서 편도 꽃이 피었다(민수기 17장 23절). 성경에서도 우주를 상징했다는 편도 꽃은 고요한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일찍 피어나는 근면함으로 삼라만상을 겨울 잠에서 깨우듯이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온다.
[2012년 2월 12일 연중 제6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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