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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풀이: 바벨탑과 야곱의 사다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4 조회수3,424 추천수1

[성경풀이 FREE] 바벨탑과 야곱의 사다리

 

 

고대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은 하늘을 동경해왔다. 하느님에게서 나와 하느님께 돌아가는 인간의 운명이 반영된 것처럼 지금도 우리는 언젠가는 돌아갈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고대 시대에는 높은 곳을 향한 사람들의 마음이 산당과 탑에서 표현되었고, 그래서 하늘과 가까운 산을 신성하게 여겼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해 올라간 곳, 엘리야가 바알/아세라 예언자들에 맞서 불의 제단을 벌인 곳도 산이었고(1 열왕 18), 예수님도 당신의 참모습을 보여주시기 위해 높은 산에 오르셨다(마태 17). 

 

그중에서 하늘을 향한 인간의 소망을 가장 잘 드러낸 이야기는 창세기 11장이다. 이 바벨탑 이야기는 하느님처럼 되고자 했던 인류가 탑을 쌓다가 전 세계로 흩어지게 된 유래와 하나였던 언어가 서로 나누어진 기원을 이야기한다.

 

“바벨”이라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이야기 배경은 메소포타미아이고, 현재 이라크 지역과 얼추 겹친다. “바벨”은 히브리어로 바빌론을 뜻하고 “바벨탑”은 신전 옆에 세웠던 “지구라트” 타워였다. 바빌론은 Bab-ilim “신들의 게이트”라는 뜻이었고, 바빌론이 하늘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들이 밟고 내려오는 계단이 지구라트다. 바빌론뿐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대도시에는 이와 같은 신전과 탑이 세워져 그 영광과 찬란함을 상징했다.

 

성경은 높이 쌓아 올린 바벨탑을 조롱 적으로 풍자했지만, 고대 근동 사람들은 눈부시게 발전한 인간 문명이 신의 뜻에 반한다고 보지 않았고 문명을 신의 축복이자 영광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중에서도 건축 기술은 문명의 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바벨탑 이야기를 통하여 “바빌론”은 “신들의 게이트”가 아니고, 찬란한 지구라트 또한 허무한 허상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흥미롭게도 바벨탑 이야기는 창세기 28장 야곱의 사다리와 비슷하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꼭대기가 하늘로 뻗은 모습은 비슷하게 언급되지만(창세 28,12), 바벨탑은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하늘에 닿을 수 없었던 반면 하느님께서 만드신 베텔의 사다리는 야곱이 본 것처럼 천사들이 오르내렸다. 특히 창세기 28장 17절 “하늘의 문”(??? ????? Sha’arHaShamaim)과 “하느님의 집”이라는 뜻의 “베텔”(??? ?? Beit El)이 등장한다.

 

즉 “신들의 게이트”라 생각한 “바빌론”에 대응하여, 하느님의 게이트는 가나안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었을 것이다. 

 

[2012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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