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불가타 성경 불가타는 405년경 교부 예로니모(Hieronymus)가 완성한 라틴어 성경이다. 원래 구약성경 원문은 히브리어였고 신약성경 원문은 희랍어였다. 예로니모는 신구약 원문에서 라틴어 번역을 완성한 것이다. 이후 불가타는 서방 교회 공식 성경이 되었다. 오늘날 성경은 여러 나라말로 번역되어 있지만 근대까지 성경하면 무조건 불가타를 가리켰다. 불가타 명칭은 에디씨오 불가타(editio vulgata)에서 유래한다. 직역하면 불가타 판(版)이란 뜻이다. 참고로 문고판(文庫版)하면 가로 10.5cm, 세로 14,8cm로 간행된 작은 책을 말한다. 라틴어 불가타(vulgata)는 일반적인, 대중적인이라는 형용사다. 불가타 성경은 민중들이 사용하는 평범한 라틴어로 되어 있다는 말이다. 당연히 로마 제국 서민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귀족들은 고전 라틴어를 사용했다. 예로니모는 이들 중심이 아니라 평민 중심으로 셩경을 번역했기에 불가타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일부 상류층은 한동안 불가타 성경을 외면했다. 천박한 말로 번역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382년 교황 다마소 1세는 예로니모에게 라틴어 성경을 만들라고 명한다. 물론 당시도 라틴어로 번역된 성경이 있었다. 하지만 공적으로 인정받기에 부족했다. 교황은 완벽한 성경을 원했던 것이다. 처음 예로니모는 70인역에서 구약 번역을 시도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드러나자 히브리 성경 원문에서 구약을 번역한다. 그리고 신약은 70인역에서 번역했다. 작업은 405년경 마무리된다. 불가타에는 구약성경 46권과 신약성경 27권 모두 76권의 책이 들어있다. 불가타는 즉시 인정을 받지 못했고 6세기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는 불가타가 라틴어 성경으로 유일한 권위를 가진다고 공적 선언했다(1546년 4월 8일). 그러면서 결점을 최소한 줄여 출판하라 명했다. 이렇게 해서 1592년 교황 클레멘스 8세는 보완된 라틴어 성경을 발간했다. 클레멘스 불가타 성경이다. 근대에도 몇 번의 교정판이 출판되었다. 1907년 비오 10세 교황은 베네딕토회 수사들로 구성된 불가타 위원회를 설치해 개정판 간행을 추진한 적이 있다. 1965년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불가타 성경 개정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완성되었다. 노바 불가타(Nova vulgata) 즉 새로운 불가타 성경이다. 현재 라틴 전례에서 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성경이다. [2015년 2월 1일 연중 제4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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