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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49: 부활의 증거 (1) 빈 무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6 조회수4,702 추천수1

[복음 이야기] (49) 부활의 증거 (1) 빈 무덤


빈 무덤과 사도들의 영적 변화는 부활의 표징



예수님의 부활은 시공간을 초월한 사건이다. 그 명백한 증거중 하나가 바로 ‘빈 무덤’이다. 성화는 14세기 이탈리아 화가 귀도 디 피에트로의 ‘그리스도의 부활과 무덤가의 여인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 우리는 또 하느님의 거짓 증인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죽은 이들이 정말로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되살리지 않으셨을 터인데도,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되살리셨다고 우리가 하느님을 거슬러 증언한 셈이기 때문입니다”(1코린 15,14-15).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 부활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따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40일 동안 사도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수위권과 사명을 부여하셨으며, 함께 음식을 나누셨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부활은 분명 시공간 안에 발생한 초월적 사건이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부활 사건의 핵심은 감각 기관으로 지각할 수 없는 것이다. 빈 무덤이라는 표징과 부활하신 예수님을 사도들이 만났다는 사실로 부활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확인되지만, 역사를 초월하고 넘어선다는 면에서 부활은 여전히 신앙의 신비의 핵심에 머물러 있다”(646~647항)고 가르치고 있다.

교의신학자로 교황청 국제신학위원인 박준양(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신부는 명저 「그리스도론, 하느님 아드님의 드라마!」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상 죽음은 역사적 자료로도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복음서를 떠나서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하나의 사실이라고 객관적으로 단정할 수 있는 확실한 물리적 근거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복음서에 나오는 제자들의 증언뿐”이라며 “부활 발현 사화의 백미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철저한 사로잡힘과 놀라운 영적 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320~327쪽)고 설명한다.

복음서가 증언하고 신학자들이 밝히듯이 예수님 부활의 명백한 첫 역사적 증거는 바로 ‘빈 무덤’(마태 28,1-8; 마르 16,1-8; 루카 24,1-12; 요한 20,1-10)이다. 예수님의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진 것, 예수님의 시신을 쌌던 아마포와 얼굴 수건이 무덤 한 곳에 개켜져 있는 것(요한 20, 6-7)이 부활을 유추할 수 있는 표지들이다.

여기서 네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빈 무덤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네 복음서 모두 부인들이 안식일 다음날 아침에 겪었던 체험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코(16,1)와 루카(24,10)는 이 부인들이 3명(동일 인물은 아님)인 반면 마태오(28,1)는 2명, 요한(20,1)은 1명만을 소개한다. 그리고 무덤을 찾아간 동기도 각각 다르다. 마르코와 루카는 예수님의 시신에 향료를 바르기 위해서고, 마태오와 요한은 단순히 무덤을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마르코 복음(16,8)에서 부인들은 후에 아무한테도 자기들이 겪은 것을 말해주지 않았는데, 마태오 복음서는 부인들이 제자들에게 달려가 이야기를 한다(28,8). 또 마르코(16,5)와 마태오(28,2.5)는 부인들에게 나타났던 천사가 하나지만, 루카(24,3 이하)와 요한(20,13이하)은 두 천사가 있었다 한다.

이처럼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아침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역사적으로 복원할 수는 없다. 사실 빈 무덤 자체만으로는 예수님 부활의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없다. 마리아 막달레나 조차 빈 무덤을 보고 누군가 예수님의 시신을 옮겨간 것(요한 20,13)으로 여기듯 논쟁의 여지가 있다. 여러 성서학자도 빈 무덤 이야기는 부가적으로 추가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회와 신학자들은 빈 무덤을 통한 예수 부활의 개연성과 확실성은 사도들의 변화, 즉 군중들 앞에서 공공연히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사도들의 영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 증거는 예수님 부활의 첫 선포자인 베드로 사도의 오순절 설교(사도 2, 14-36)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드로 사도는 시편 16편 9-11절을 인용하면서 다윗의 시신이 남아 있는 무덤은 부활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증거이듯, 예수님의 빈 무덤은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사도 2, 32)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평화신문, 2015년 4월 26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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