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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누가 잠언을 읽을 수 있는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11 조회수3,937 추천수1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누가 잠언을 읽을 수 있는가?



‘잠언’의 저자는 누구입니까?

잠언을 정리한 이는 책 맨 앞에서 책제목과 저자를 다음과 같이 밝혀줍니다. “이스라엘 임금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잠언.”(1,1) 이 머리글에 따를 때 책제목은 ‘솔로몬의 잠언’이며 저자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입니다.


그렇다면 솔로몬 임금이 잠언을 다 쓴 것입니까?

아닙니다. 솔로몬의 이름으로 전해 내려온다고 해서 솔로몬 임금이 혼자 잠언을 다 지어 기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던 것을 여러 시대에 거쳐 여러 사람이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오랜 세월을 두고 기록한 책입니다. 학자들은 왕정시대에 수집이 시작되어 바빌론 유배이후에 수집 작업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봅니다. 유배가 끝난 뒤 주변 문화권에서 지혜 문학을 폭넓게 수용하여 오늘의 작품으로 발전했다고 보면 틀림없겠습니다.


잠언의 최종 수집가가 바랐던 바는?

그는 잠언을 펴내면서 그 누구보다도 솔로몬 임금이 누구인지를 밝혀주고자 합니다. 잠언 수집가에 따를 때 솔로몬은 ‘다윗 임금의 아들로서 이스라엘의 임금이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고자 합니다. 사실 고대 근동지방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지혜는 임금으로부터 온다’고 여겼습니다. 더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바로 하느님이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임금은?

옛 이스라엘인들이 볼 때, 임금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개자로서 그분 신탁(말씀)을 전해주는 이라고 보았습니다. “임금의 입술에는 신탁이 있어 판결할 때에 그 입이 그르치지 않는다. …”(잠언 16,10).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왜 잠언을 펴낸이, 곧 잠언의 최종 수집가가 솔로몬 임금을 잠언의 저자라고 책머리에 밝혀두었는지 그 이유가 보다 선명해집니다.


잠언의 수집가는?

주님 앞에 올바른 길을 걷지 않은 임금들이 다수 있었음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언자적 소명을 다 하지 못한 불충한 임금들이 등장하는 잠언 구절을 봅니다. “가난한 백성을 사악하게 다스리는 자는 포효하는 사자와 덮치는 곰과 같다.”(28,15) “공정으로 다스리는 임금은 나라를 튼튼하게 하지만 무거운 세금을 강요하는 자는 나라를 망친다.”(29,4)


‘다윗의 아들’을 강조한 이유는?

잠언 수집가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라고 ‘다윗의 아들’을 명백히 밝힌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윗은 ‘기름부음 받은 분’입니다. 이는 곧 하느님께서 선택된 백성 이스라엘과 맺으신 계약을 상기시킵니다.

물론 잠언에서는 계약을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의 아들’의 권위를 강조하는 가운데 잠언의 지혜는 이스라엘 안에서만 나타나는 유일신 야훼사상을 돋보이게 해줍니다.


31장으로 된 잠언의 수집은 한마디로?

‘다윗의 아들 솔로몬’ 임금의 권위와 전통 속에서 수집되어왔으며 또 그렇게 선포되었기에 하느님 계시로 수용되어왔습니다. 그리하여 잠언 속에서 독자들은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 계시의 본질을 보게 됩니다.

이어서 잠언을 정리한 이는 잠언을 정리한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선명하고도 섬세하게 제시합니다(1,2-7).

2 이 잠언은 지혜와 교훈을 터득하고 예지의 말씀을 이해하며
3 현철한 교훈과 정의와 공정과 정직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4 또한 어수룩한 이들에게 영리함을, 젊은이들에게 지식과 현명함을 베풀려는 것이니
5 지혜로운 이는 이것을 들어 견문을 더하고 슬기로운 이는 지도력을 얻으라.
6 그러면 잠언과 비유, 현인들의 말씀과 수수께끼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7 주님을 경외함은 지식의 근원이다. 그러나 미련한 자들은 지혜와 교훈을 업신여긴다.


잠언을 쓴 목적(1,2-7)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사람들에게 진리를 깨우쳐주기 위하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이 깨우쳐야 할 궁극적 진리는 바로 야훼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머리글에서 솔로몬은 잠언의 최종 목표는 ‘주님을 경외함’이라고 선언합니다. “주님을 경외함은 지식의 근원이다.”(1,7ㄱ) 지혜문학의 궁극적 목표가 야훼 하느님을 알아 뵙고 그분을 섬기는 데 있다는 사실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지혜문학과 잠언의 관계는?

지혜문학이 추구하는 바는 지혜의 원천이신 야훼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는 일입니다. 잠언은 욥기, 코헬렛, 지혜서, 집회서와 더불어 지혜문학 작품으로서, 인간이 영원하신 분 안에서 참지혜를 얻도록 해줍니다. 잠언은 어둠 속을 헤매는 이들이 그분께 지혜를 간청하여 지혜의 빛 속에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뛰어난 문학으로 성서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잠언은 누구를 위한 책입니까?

잠언을 읽을 자격을 가진 이는 누구일까요? 흔히 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초등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대학교에 가려면 고등학교나 그에 준하는 증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잠언의 경우는 아주 다릅니다.

잠언을 읽는 데는 어떤 전제조건도 없습니다. 어떤 자격증서도 자격지심도 필요 없습니다. 성서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이들도 문제없이 잠언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잠언의 저자 솔로몬’(최종 수집가)이 누구에게나 잠언으로 향한 문을 활짝 열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잠언은 ‘주님을 경외하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어수룩한 이들에게 영리함을”(1,4ㄱ) 주는 책입니다. 잠언은 ‘누가 지혜롭고 영리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어수룩하기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어수룩한 사람이 지혜로워지고 영리해지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 바로 잠언입니다.

잠언을 읽음으로써 사람은 누구나 지혜로워지고 영리해진다는 뜻입니다. 잠언을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주님을 경외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지혜로워지며, 또 잠언을 읽음으로써 지혜로워져서 주님을 경외하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잠언에 나오는 내용은?

잠언은 머리글(1,2-7)에 이어서 아홉 가지 다양한 모음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아홉 가지 모음 가운데 첫 번째는 나쁜 친구들과 낯선 여자들을 조심하라는 교훈에 이어 지혜에 대한 찬양이 뒤따릅니다.

“내 아들아, 죄인들이 너를 유혹하여도 따라가지 마라.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와 함께 가자! 숨어서 남을 기다렸다가 그 피를 쏟고 매복하였다가 이유를 찾지 말고 죄 없는 이를 덮치자. 저승처럼 그들을 산 채로 집어삼키자. 구렁으로 내려가는 이들을 삼키듯 통째로 삼켜 버리자. 우리는 온갖 값진 재물을 찾아내어 우리 집을 약탈물로 그득 채우게 될 것이다.…’”(1,10-13)

“슬기는 너를 낯선 여자에게서, 매끄러운 말을 하는 낯모르는 여자에게서 구해 준다.”(2,16)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5월호,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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