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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예수님 이야기1: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12 조회수7,649 추천수2

[이창훈 기자의 예수님 이야기 - 루카복음 중심으로] (1)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리스도 가르침 되새기며 떠나는 신앙 쇄신 여정

 

 

- 지금은 바니아스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는 카이사리아 필리피의 옛 유적지. 이방인의 도시인 이 지역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셨다. 세속화와 물질문명의 첨단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복음의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가톨릭평화방송여행사 제공.

 

 

연재를 시작하며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신약성경 루카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 질문을 하시는 대목이 나옵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의 신원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제자들에게 묻고 계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전하는 답변은 요한 세례자, 엘리야, 예언자 가운데 한 분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제 제자들에게 재차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물음에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루카 9,18-21 참조)

 

비록 표현의 말마디는 약간 다르지만 마태오복음서(16,13-20)와 마르코복음서(8,27-30)에도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마태오복음에서는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하고, 마르코복음에서도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루카복음에서는 이 일이 있었던 곳이 어디인지 나오지 않지만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에서는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 혹은 그 근처라는 지명이 언급됩니다.

 

 

기획 의도 

 

“스승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혹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약 2000년 전 베드로 한 사람만의 고백이 아닙니다. 2000년의 세월을 이어오면서 가톨릭과 정교회, 프로테스탄트(개신교)를 포함해 그리스도교라고 자처하는 종교가 한결같이 고백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뿐 아니라 오늘날에는 비신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말 자체가 사실은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짧은 신앙 고백문입니다. 

 

‘예수님 이야기’는 2000년 전 베드로가 예수님께 한 고백이 2000년을 이어오면서 교회가 해온 고백이자 오늘날 우리 신자들이 하고 있는 고백과 동일한 고백이라는 점에 입각해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신약성경의 복음서, 더 구체적으로는 루카복음서를 중심으로 묵상하면서 우리의 삶과 신앙을 성찰하고 쇄신하고자 하는 기획입니다. 

 

따라서 이 기획이 지향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대한 묵상과 성찰을 통해 우리 또한 베드로처럼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신앙 고백을 새롭게 하자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 신앙 고백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이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삶으로 드러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복음이 2000년 전의 기록된 죽은 문자가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살아 있는 하느님 말씀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없는 축복일 것입니다.

 

 

왜 루카복음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전하는 신약성경의 복음서는 모두 네 권입니다. 그 가운데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 루카복음은 내용이나 형식, 구성이 비슷하고 해서 공관(共觀)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 이야기’는 루카복음을 묵상과 성찰의 기본틀로 사용합니다. 루카복음을 흔히 ‘이방인들을 위한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방인은 유다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에 들지 못하는 차별받은 이, 소외된 이의 범주에 들었습니다. 루카복음은 실제로 죄인들, 세리들, 가난한 이들,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들을 향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줍니다. 루카복음의 이런 특징은 온갖 형태의 차별과 소외가 엄존하는 우리의 아픈 현실을 개선하는 데에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기획은 루카복음을 중심으로 진행해 나가면서 필요에 따라 다른 복음의 내용을 함께 살펴볼 것입니다.

 

 

구성 

 

‘예수님 이야기’는 루카복음에 대한 주해나 주석이 아닙니다. 그럴 의도도, 그럴 역량도 없습니다. 다만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베드로가 고백한 신앙이, 복음서에 쓰인 시기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신앙, 2000년 역사 동안 교회가 한결같이 고백한 신앙, 그리고 오늘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자처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이 같은 주님께 대한 같은 신앙이라는 믿음으로, 루카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분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따라서 예수님 이야기는 성경 본문 묵상이 기본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단락 전체가, 때로는 특정 단어나 구절이 묵상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로운,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혼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내는’(히브 4,12) 하느님 말씀에 맛들이는 일입니다. 

 

가능하다면 매회 독자들과 나눌 묵상거리를 ‘나누기’ 또는 ‘새겨보기’로 마련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성경의 지명이나 인명, 관련된 내용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 카이사리아 필리피는 갈릴래아 호수 북쪽 헤르몬 산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새겨보기

 

다음은 ‘예수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독자 여러분과 함께 새겨보고 싶은 말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히브 13,8)

 

 

카이사리아 필리피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북쪽으로 40㎞쯤 떨어진 이스라엘 최북단에 있는 옛 이방인의 도시. 헤르몬산 남쪽 끝자락의 이스라엘 국립공원 지역으로, 오늘날은 ‘바니아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시리아의 바알 신전의 유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카이사리아 필리피는 예수님 시대에 행정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드로가 신앙 고백을 한 지역과 관련, 마르코복음과 마태오복음은 카이사리아 필리피라고 장소를 언급하지만, 루카복음은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루카 9,18)라고 전한다. 이 지역은 유다인들이 살지 않은 이방인들의 지역이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이곳으로 오셔서 자유로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기도하실 수 있었을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2월 12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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