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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신약 여행58: 우리는 여러분이 선택되었음을 압니다(1테살 1,4)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4 조회수4,400 추천수0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58)“우리는 여러분이 선택되었음을 압니다”(1테살 1,4)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그리스도인

 

 

- 테살로니카 수호성인인 성 디미트리오스를 기념해 비잔틴 시대에 세운 정교회 성당. 그리스에 있는 대표적인 그리스도교 유적지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은 신약성경에서 가장 먼저 기록된 문서로 50년쯤에 바오로 사도가 써 보낸 편지입니다. 테살로니카는 바오로 사도의 두 번째 선교 여행 중에 복음이 선포된 곳입니다.(사도 17,1-9) 많은 사람은 복음 선포 이후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체류 기간에 이 편지를 썼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사도 18,11) 

 

테살로니카 1서는 아주 짧은 편지의 서문으로 시작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서간은 당시에 사용하던 편지의 형식에 가르침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바오로 서간은 ‘바오로’라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편지의 가장 처음에 이 편지를 써 보내는 이가 누구인지 밝히는 셈입니다. 여기서는 바오로와 함께 그의 협력자인 실바누스와 티모테오의 이름도 언급됩니다.

 

그다음은 이 편지의 수신인들입니다. 테살로니카 1서의 경우 편지를 받는 이들은 “테살로니카 사람들의 교회”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느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로 표현됩니다. 

 

편지의 서문에서 마지막에 표현되는 것은 인사입니다. 지금 전례 안에서도 사용하는 이 표현들은 편지의 수신인들에게 은총과 평화를 기원하는 말로 이루어집니다.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이렇게 편지의 발신인과 수신인 그리고 그들에게 보내는 인사가 포함된 부분을 보통 서문이라 칭합니다. 서간마다 이 서문의 길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오로 사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신학적인 내용을 편지의 서문 안에 포함시킵니다. 이러한 사실은 서간의 첫 부분만 보아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테살로니카 1서에서 처음 강조되는 것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복음이 전해진 사실과 그들의 믿음입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이 선택되었음을 압니다.”(1테살 1,4) 바오로 사도는 신앙을 갖게 된 이들이 모두 하느님의 선택받은 이들임을, 하느님께 사랑받는 이들임을 강조합니다. 

 

평범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 표현은 인간의 선택에 앞서 먼저 우리를 선택하신 하느님을 이야기합니다. 특별히 테살로니카 1서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선택’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표현으로 지속적으로 사용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나라와 영광으로”(1테살 2,12) 부르시고 “거룩하게” 살며(1테살 4,7)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차지하도록”(1테살 5,9) 부르신 분이십니다. 또한,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시기에 분명히 이 모든 것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박해하다 회심한 바오로 사도의 체험 반영

 

바오로 사도의 이러한 표현에는 그의 체험이 자리합니다. 하느님은 유다인으로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그를 부르시고 그에게 복음을, 구원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이었던 것처럼 신자들 역시 하느님의 부르심을 통해 믿음을 얻게 된 이들입니다. 자신의 원의나 의지나 노력을 통해 하느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에,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이들이 신앙인입니다. 

 

“우리는 또한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신자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1테살 2,13)

 

 

하느님의 선택 받은 이들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부르신, 하느님의 선택받은 이들이라는 생각은 바오로 서간 전체에 걸쳐 발견되는 바오로 사도의 기본적인 사상입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강조되는 것은 하느님의 주도권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도 그랬듯이 이러한 선택에 응답하는 것은 선택하신 하느님께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것을 ‘믿음의 행위’ ‘사랑의 노고’ ‘희망의 인내’, 곧 신(信), 망(望), 애(愛)로 요약하고 있습니다.(1테살 1,3) 또한 “맑은 정신으로 믿음과 사랑의 갑옷을 입고 구원의 희망을 투구로 씁시다”(1테살 5,8)고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선택으로 신앙을 갖게 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이들은 그 선택에 합당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미 신약성경의 첫 번째 책인 테살로니카 1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삶의 모습을 강조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7월 23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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