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첫걸음] 사도행전과 바오로 서간에 대해 알아볼까요? “신약 성경의 정경에는 네 복음서 이외에도 성령의 영감을 통하여 저술된 성 바오로의 편지와 다른 사도 작가들의 기록들도 포함된다. 이 정경들은 하느님의 지혜로우신 배려로 주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보증하고 바로 그분의 가르침을 더욱더 밝혀주며, 그리스도의 신적 활동이 지닌 구원 능력을 선포하고, 교회의 시작과 그 놀라운 확장을 이야기하고, 교회의 영광스러운 완성을 예고하고 있다”(<계시 헌장> 20항). Q ‘사도행전’은 어떤 책이죠? A 사도행전은 신약성경에서 네 복음서 뒤에 나오는 책입니다.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죠. 성령 강림 사건 후 사도들은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하신 말씀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담대히 선포합니다. 사도행전에는 사도들에게서 시작된 초대 교회의 형성과 성장 과정이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겨 있습니다. 80-90년대 중반에 저술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많은 학자들이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같은 저자의 작품으로 봅니다. “만약에 신약성경에 사도행전이 빠졌다면, 우리는 교회의 태동과 성장과정, 그 과정에 결정적으로 개입하시는 성령과 그분의 이끄심에 따라 복음을 증거하는 사도와 봉사자들의 모습, 교회가 겪은 박해와 갈등의 양상을 제대로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사도행전은 예수와 사도(교회)의 연속성, 고대 이스라엘과 교회의 연속성을 보여 주며,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증언하므로 중요하다”(《나의 증인이》, 31쪽). Q ‘서간’은 무엇이죠? A 신약성경 27권 가운데 21권이 편지 형식을 띤 서간입니다. 편지(letter)는 이미 고대 사회에서 의사소통의 수단 중 하나였습니다. 개인끼리 오가는 사적 문서이기도 하지만, 개인들이 소속된 한 집단에게 보내는 공식 편지도 포함되죠. 서간(epistle)은 구체적인 의견 교환보다는 체계적인 가르침을 편지 형태에 담은 글입니다. 서간에 담긴 메시지는 여러 사람에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고 받는 대상도 다수일 수 있습니다. 성경의 서간에는 특정 공동체에 보낸 실제 편지들과, 불특정 교우들을 가르치는 서간 형태의 문서가 함께 묶여 있습니다. 편지는 대개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발신인의 이름 및 간단한 인사말이 들어간 서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긴 본문, 그리고 축복의 말을 포함한 끝인사입니다. Q 서간은 왜 쓰였나요? A 각 서간은 계기가 있을 때마다 특정한 교회와 수신인들을 위해 쓰였습니다. 많은 경우 신자 공동체가 처한 상황에 필요한 지침을 주기 위해 작성했는데,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심화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서는 사도 바오로가 로마 방문에 앞서 자신을 소개하고 복음을 미리 알리기 위해 쓴 것이고, 코린토 1·2서는 당시 코린토 교회에 생긴 여러 불미스러운 일을 바로잡기 위해 쓴 것입니다. 서간이 그리스도의 선포 내용 전체를 신학적으로 정리하고 종합하기 위한 체계적 결과물은 아닐지라도, 우리는 서간을 통해 시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실존적 문제와 신앙의 의문,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열쇠인 보편 진리를 동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Q 바오로 서간은 무엇이죠? A 신약성경에 들어 있는 21권의 서간 중에 절반이 넘는 13권이 바오로를 저자라고 밝힙니다. 하지만 그중 7권(로마서, 코린토 1·2서, 갈라티아서, 테살로니카 1서, 필리피서, 필레몬서)만 바오로 친서이고, 나머지 6권(에페소서, 콜로새서, 테살로니카 2서, 티모테오 1·2서, 티토서)은 후대 제자들에 의해 내용이 첨가되거나 편집된 것으로 봅니다. 에페소서, 콜로새서, 필리피서, 필레몬서는 바오로가 옥에 갇혔을 때 썼다는 내용에 의거하여 ‘옥중 서간’이라 부르고, 티모테오 1·2서, 티토서는 교계제도와 사목자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므로 ‘사목 서간’으로 분류합니다. 가장 오래된 서간은 50년경에 쓰인 테살로니카 1서로 신약성경 중에 가장 먼저 쓰였다고 봅니다. 50-60년경에 쓰인 바오로 친서들은 80-100년경에 다른 바오로 서간들과 함께 엮여 널리 회람됩니다. 그 사이 복음서가 편집되면서 공동체의 손길을 거쳐 서간의 내용과 신학이 더욱 보강되고 풍요로워졌으리라 추측할 수 있겠죠? “바오로의 전도 활동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연설 방법이나 기술 또는 뛰어난 상술, 메시지의 포장과 표현법이 아닌 다른 것을 보아야 한다. 바오로가 자신의 전도활동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서간 전체를 섭렵해야 할 것이다. 바오로 서간은 그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거나 아니면 간헐적으로 이에 대한 대답 또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바오로 서간과 신학》, 75쪽). [성서와 함께, 2013년 8월호(통권 449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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