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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어린이와 같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4,633 추천수0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어린이와 같이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언짢아하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마르 10,13-16).

 

 

아기의 탄생과 출생 의식

 

유다의 여성은 보통 산파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창세 35,17; 탈출 1,16 참조). 산모가 두 개의 돌 위에 몸을 웅크리면(1사무 4,19; 욥 39,3 참조) 산파가 아기를 받았고, 친정어머니나 자매가 산모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그동안 아기 아버지는 바깥에 머물며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먼저 탯줄을 잘라서 묶고, 몸을 물로 씻은 다음 소금으로 문지르고 나서 포대기로 쌌습니다(에제 16,4; 루카 2,12 참조). 포대기로 감싸는 기간은 40일 정도인데, 수시로 아이를 씻기고 올리브기름으로 마사지하며 청결함을 유지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태어난 지 여드레가 되면 할례를 베풀었고(창세 17,12; 레위 12,3 참조), 보통 이때 어머니가 아기 이름을 지었습니다(루카 1,59-60; 2,21 참조). 출산 중 피를 흘린 산모는 부정하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산모는 아들을 낳은 경우 40일, 딸을 낳은 경우 80일 동안 집에 머무르다가, 기간이 차면 속죄 예식을 올렸습니다(레위 12,2-7; 루카 2,22 참조). 첫 아들은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면 사제에게 데려가 은 다섯 세켈을 바치고 대속하였습니다(민수 18,15-16 참조).

 

 

무엇을 어떻게 배웠을까

 

자녀의 첫 교육자는 어머니였습니다. 자라면서 딸은 어머니에게서 아내와 주부로서 알아야 할 것들을 배웠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교육도 계속 받았지만, 주로 아버지에게서 민족의 종교 전승과 율법을 배우고, 직업 훈련을 받았습니다. 또 부모와 함께 성소를 방문하고(1사무 1,21 참조),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루카 2,41-42 참조) 축제와 관련한 시편 노래와 역사적 회상의 가르침을 반복하여 들으며, 민족적·종교적 정체성을 체득했습니다.

 

회당은 바빌론 유배 시기에 유다인들이 함께 모여 성경을 읽기 위해 생겼다고 추정하는데, 그곳에서 예배 시간 외에 어린이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다섯 살부터 읽고 쓰고 셈하는 법과 토라 읽는 법을 배웠고, 열 살 때 성경 구절에 대한 현인들의 다양한 주석인 구전 율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나 교사의 교육은 말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교육 방법이 후기에 와서 라삐에게, 오늘날 코란 학교로 이어졌습니다.

 

 

예수님 시대 어린이의 사회적 위치

 

유다의 가부장 사회에서 성인 남자, 특히 지혜와 경험을 가진 원로는 존경을 받았고,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를 결정할 권한을 지녔습니다(레위 19,32; 신명 32,7; 집회 25,6 참조). 하지만 남자라 해도 성년이 되지 않은 어린이와 여자는 가장자리에 밀쳐진 약자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빵의 기적을 베푸셨을 때에도 빵을 먹은 사람 수에 포함되지 않을 정도로 하찮게 여겨졌습니다(마르 6,44 참조).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 ‘꼴찌’에 속하는 이들을, 하느님 나라에 받아들이는 데는 ‘첫째’로 내세우십니다.

 

어린이들이 사회적 약자이긴 했지만, 이스라엘 사회는 자녀를 하느님의 강복으로 여기며 그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교회의 유아세례, 첫영성체, 주일학교 참여자의 수는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복음을 거스르는 사회 · 문화적 도전과 교회 내의 장애 요인은 우리 신앙을 나날이 위협할 뿐아니라 미래 세대로 신앙이 이어지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습니다. 신앙의 해, 신앙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 씨앗을 후손에게 전해 줄 용기를 지닌 그리스도인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성서와 함께, 2013년 5월호(통권 446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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