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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영광의 신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11 조회수8,939 추천수0

영광의 신비

 

 

그분의 경이로운 부활

 

수난의 고통이 끝나고 피에 굶주린 용과 사자가, 어린 양이 죽음으로써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이사 38,13 참조) 하느님의 권능은 지옥으로 내려가시는 예수님의 영혼 안에서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권능을 통하여 우리의 힘센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묵시 5,5)가, 완전 무장을 한 적에게 대항하여 싸워 패배한 적을 갈기갈기 찢고 지옥의 문을 부수고 뱀을 사슬로 묶었습니다.

 

사탄은 머리이신 분을 공격했지만 조금도 권능을 휘두를 수 없었으며 육신에 대해서는 권능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였지만 그것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오랫동안 고대되었던 찬란한 새 빛이 “암흑의 땅에 사는”(이사 9,1) 이들에게 비추어진 것도 그때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매주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 시점에, 즉 무덤에 묻히신 지 사흘째 되던 날 새벽에 부활하심으로써 죽음을 지어낸 사탄을 물리치시고 죽음 자체를 정복하셨습니다.

 

또한, 당신의 거룩한 권능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영원에 이르는 길을 열어 주시고 “생명의 길”(시편 16,11)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그분은 여러 가지 증거로 우리의 마음을 비춰주셨고 약속으로 우리의 희망을 들어 높이셨으며 마침내 하늘로부터 내려온 선물로 우리의 사랑에 불을 붙이셨습니다. 이새의 뿌리에서 나온 이 아름다운 꽃은 육화하심으로써 피어나고 수난받으심으로써 시들었다가 부활하심으로써 다시 꽃피어나 우리 자신의 아름다운 왕관이 되셨습니다.

 

 

그분의 숭고한 승천

 

부활 후 40일째 되는 날, 선하신 선생님은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고 그들과 함께 올리브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곳에서 그분은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제 천국의 문이 열렸으므로 그분은 당신을 따를 사람들을 위하여 길을 인도하시고 포로들을 그 왕국으로 데리고 들어가셨습니다. 그분은 그들을 천사들과 같은 천국의 시민들이자 “하느님의 가족”(에페 2,19)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천사들의 타락을 보상하시고 당신의 영광을 증대시키셨으며 당신 자신을 개선한 승리자요 만군의 주로 드러내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성부의 오른편에 앉으셔서 당신이 우리를 위해 받으신 영광스러운 상흔을 당신 성부께 보여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천국에서 아버지 앞에 위대하고 충실하신 변호자를 얻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7주째의 다섯 번째 날 제자들과 부인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모여 있을 때 그들에게, 또 우리에게 사랑의 불, 곧 성령을 내려보내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령의 권능으로 정화되고 비추어지고 완전해졌습니다. 또한 어머니인 교회라는 믿음의 테두리 안에서 죄를 용서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리스도께 선택된 우리 모두는 심판 날까지 믿음을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분의 공정하신 심판

 

이제 예수님은 마지막 날에 모든 이의 참된 증인으로서 그리고 모든 이를 준엄하게 심판할 심판관으로서 구름을 타고 우리에게 다시 내려오실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모든 비밀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줄기 섬광 속에서 한꺼번에 모든 이들에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진실한 증언으로 모든 이는 그 행실대로 갚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혜서 5장 18`~20절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은 “정의를 가슴받이로 두르시고 어김없는 공정을 투구로 쓰시며 거룩함을 무적의 방패로 잡으시고 준엄한 진노를 갈아 칼로 만드실 것이다. 그러면 온 세상이 주님 편에 서서 미친 자들과 싸울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그분의 발뒤꿈치를 물려던 뱀의 머리를 밟았으며, 또한 당신 원수들을 당신의 발판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분의 영원한 왕국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성령을 보내시어 이 세상에서도 하느님의 왕국이 생겨났습니다. 교회라는 이 왕국은 영원한 하느님 왕국의 예표이며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곳입니다. 하느님의 왕국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고귀한 지를 우리는 그 왕국의 왕의 위엄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우리에게 “모든 민족과 나라,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다니 7,14)라고 알려줍니다.

 

왕국의 영광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지고한 권위뿐만 아니라 명철한 지혜 또한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됩니다. 그분은 마치 하느님 아버지께서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콜로 2,3)을 감추어두신 생명의 책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창조되지 않은 말씀이라는 점에서 보면 하느님의 유일한 아드님은 지혜의 책이며 지고한 창조주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영원한 원리로 충만한 빛입니다.

 

영감으로 불어 넣어진 말씀이라는 점에서 보면 그분은 천사들과 복자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육화된 말씀이라는 점에서 보면 그분은 여전히 육신과 결합되어 있는 영적인 정신들 안에 살아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왕국에서는 “하느님의 다양한 지혜”(에페 3,10)가 그분으로부터 비추어져 나오며 그분 안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이어서 어떠한 오점도 그 안으로 기어들지 못한다.”(지혜 7,25)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의 왕국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도 보나벤투라 성인이 이 영원한 왕국에서 머물며 기도하신 것처럼 다음과 같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오, 좋으신 나의 예수님! 당신은 길 잃은 이들의 구속자, 구속받은 이들의 구세주, 추방된 이들의 희망, 수고하는 이들의 힘, 고통받는 마음의 감미로운 위안, 승리한 이들의 왕관이자 지고한 휘장, 천상의 모든 시민에게 주어진 유일한 보상이자 기쁨, 지고하신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아들, 동정녀 모태의 숭고한 열매, 모든 은총이 풍성히 흘러 나오는 샘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충만함에서 우리는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습니다.”

 

[성모기사, 2018년 10월호, 한규희 보나벤투라(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관구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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