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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의 세계: 할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14 조회수9,322 추천수1

[성경의 세계] 할례

 

 

할례(割禮)란 자르는 의식이란 뜻이다. 일종의 포경수술을 가리킨다. 고대사회에선 남자의 성기 일부를 잘라내는 종교의식이 성행했다. 여러 문화권에서 발견된다. 가장 귀중한 걸 바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기원전 5세기 사람인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책에도 할례풍습은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오래된 관습이다. 창세기는 이스라엘 할례를 아브라함과 주님과의 계약관계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너희는 포피를 베어 할례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에 세운 계약의 표징이다.’(창세 17,11)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선 아직도 할례 예식을 행하고 있다.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8일째 되는 날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유대 율법이다. 이슬람교는 의무로 보진 않는다. 쿠란에도 할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연령도 생후 1주일에서 12세까지 자유롭다. 이슬람교는 쿠란과 함께 구약의 모세오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인다. 창세기의 아브라함 할례를 따르면서 보편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교회 신자 중엔 유대인이 많았다. 어린 시절 할례 받은 자들이었다. 이들은 당시 히브리인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교를 유대교 분파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할례를 당연시했고 입교하는 이방인은 세례와 함께 할례도 받아야 한다고 여겼다. 사도들은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바오로는 반대한다. 예수님의 등장으로 할례와 구원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갈라 5,6). 구원은 예수님께 있지 율법에 있는 것이 아니란 해석이었다.

 

이후 바오로의 선교는 성공을 거둔다.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웠고 입교 신자 대부분은 이방인이었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할례를 싫어했기에 바오로의 가르침을 쉽게 수용했다. 서서히 할례는 유대교 잔재로 인식되었고 교회 내에선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마침내 사도들 결정에 따라 이방인은 할례 없이 세례만으로 입교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의 할례를 중시하게 된 것이다(로마 2,29). 기독교에서 할례를 사라지게 한 결정적 인물은 분명 바오로였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는 유대인 색출을 위해 남자들 바지를 강제로 벗기곤 했다. 미국으로 피신했던 유대인들은 포경수술을 퍼트렸고 미군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도 건너왔다고 한다. 선진국 남자들은 의학적 이유로 많이들 포경수술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2018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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