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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의 세계: 산헤드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28 조회수8,488 추천수0

[성경의 세계] 산헤드린

 

 

산헤드린(Sanhedrin)은 유다 최고의회(마태 5,22)로 희랍어 쉬네드리온(Synedrion)을 아람어로 음역한 것이다. 희랍인은 토론을 좋아했다. 쉬네드리온도 대여섯 명 모여 토의한다는 뜻이다. 훗날 이 말은 ‘의회’를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고 유대인도 그렇게 사용했다. 임원은 71명을 넘지 않았다. 모세를 보좌했던 70명 원로를 표방했기 때문이다(탈출 24,1). 대사제와 원로 그리고 율법학자들이었다. 구성 비율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다. 순수 이스라엘 혈통에 도덕적 흠이 없고 율법과 언어에 능통한 자라야 가능했다. 이들은 또한 자신이 속한 지역 재판관도 겸했고 종신직이었다. 이렇듯 산헤드린은 팔레스티나뿐 아니라 유대인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사제 임명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보통사제는 성전 예절을 모두 집전했지만 속죄제(욤 키푸르)는 할 수 없었다. 대사제만이 가능했고 1년에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 바쳤다. 그러면 지난 1년간 백성의 모든 죄가 용서받는다고 믿었다. 민중은 종일 단식했고 일체의 노동은 금지되었다. 첫 대사제는 모세의 형 아론(Aron)이다. 이후 한 명으로 제한되었고 종신직이었다. 하지만 희랍과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늘어났고 자주 교체되었다. 루카복음은 당시 대사제로 한나스와 가야파를 거론한다(루카 3,2). 가야파는 현직, 한나스는 전직 대사제였다. 예전 성경은 전직 현직 모두 대사제로 표기했지만 2005년 발간된 주교회의판 성경은 전직 대사제를 수석사제로 표기해 구분하고 있다.

 

산헤드린 판결은 벌금형이 주를 이뤘고 가끔 실형도 선고했다. 대상은 유대인에 국한되어 있었다. 로마시대엔 집정관이었던 총독의 재가를 받아야 실형이 가능했다. 예수님은 최고의회(산헤드린)에 불려가셨고(마태 26,59) 사도들도 그곳에서 신문받았지만(사도 4,15) 형을 언도할 수 있는 이는 총독이었다. 빌라도가 성경에 등장하는 이유다(마태 27,2). 그는 AD 26년부터 36년까지 유대 총독으로 있었다. 대사제는 산헤드린 의장을 겸했기에 희랍시대 이후 자주 교체되었고 권위도 추락했다. 로마시대엔 산헤드린 활동이 되살아나 유대인 문제에도 공적으로 개입했다. 그러나 기원후 66년부터 시작된 유대 독립전쟁에선 별다른 역할을 못했고 전쟁이 끝나자 로마는 산헤드린을 해산시켰다. 이후 역사에서 사라졌다.

 

[2018년 10월 28일 연중 제30주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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