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평신도 평신도(平信徒)는 성직을 받지 않은 일반신자를 뜻한다. 가톨릭은 교우란 말을 많이 쓰고 개신교는 성도(聖徒)란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희랍어 라오스(Laos)를 번역한 것이다. 원래 이 단어는 하층계급 민중을 뜻했다. 직역하면 보통사람들이다. 우리말 성경은 백성으로 번역했다. ‘여러분은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1베드 2,9). 신앙인은 하느님 소유가 된 라오스(보통사람들)란 선언이다. 라틴어는 라이쿠스(Laicus), 영어는 레이먼(Layman)으로 번역했다. 지금의 평신도 개념은 초대교회엔 없었다. 모두 주님 백성(라오스)일 뿐이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을 따르는 단순 제자들로 표현했다. 그런 이유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설명한다(사도 11,26). 로마의 박해시기를 거치면서 교회는 사제 중심으로 바뀐다. 그들만이 성사집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일반 신자는 사제와 구분되는 입장이 되었고 3세기를 지나면서 평범한 신앙인으로 정착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 박해는 끝나고(313년) 80년 뒤 기독교는 로마국교로 선언된다(392년). 교회는 성직자 중심으로 제도화되고 일반 교우는 가르침 속에서 따르는 일만 요구되었다. 16세기 종교개혁은 성직주의에 대한 일종의 항의(Protest)였고 결국 개신교(Protestantism)란 이름으로 떨어져 나갔다. 1965년 폐막된 2차 바티칸공의회는 성직자와 평신도는 모두 하느님 백성(라오스)에 포함된다는 걸 상기시켰다. 공의회 회칙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 113쪽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성직자도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1968년 7월 설립되었다. 올해 50주년이다. 주교회의는 설립 첫해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사도직의 날’로 지내게 했다. 1970년엔 ‘평신도 주일’로 명칭을 바꾸고 연중 마지막 주일 전 주일(연중 제33주일)에 기념토록 했다. 2016년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World Day of the Poor)’로 지내게 했다. 연중 제33주일이 가난한 이의 날로 선포된 것이다. 한국 교회는 교황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이미 연중 제33주일에 지내고 있던 평신도 주일은 한 주 앞당겨 연중 제32주일에 실시하게 되었다. 올해는 11월 11일이다. [2018년 11월 11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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