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간] 성경 알아보기
성경, 언제든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하느님의 말씀’ 한국 교회는 1985년부터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해 신자들이 성경을 자주 읽고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올해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다. 교회가 별도의 성서 주간을 만들면서까지 성경을 가까이하기를 권하는 것은 성경이 신앙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영혼의 양식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성경이기 때문이다. 가톨릭평화신문은 독자들에게 보다 성경에 친숙하고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성서 주간 특집 면을 마련했다. 이 특집 면에서는 성경이 어떻게 구성돼 있고, 가톨릭교회의 성경 경전이 다른 그리스도교와 어떻게 다른지, 또 성경 공부를 가장한 유사종교의 위험성과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성경 공부 모임을 소개한다. 아울러 성경 내용을 주제로 한 영화를 모았다. 성경이란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의 구원 계획을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역사 안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드러내시고 알려주신 계시의 원천이다. 아울러 인간이 교회를 통해 하느님의 계시를 제대로 전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교회의 책’이라고 한다. 성경이 말하는 주제어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마태 16,16)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한 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생명과 은총, 진리 등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며,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요한 1장 참조) 성경(Bible)은 ‘책들’이란 뜻의 헬라어 ‘타 비블리아’(τα Βιβλια)라는 단어에서 유래됐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새로운 계약(신약)과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옛 계약(구약)의 내용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 신앙의 밑거름인 구약을 친히 완성하셨고, 그리스도 교회는 유다교의 거룩한 구약의 책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출발점을 찾았기에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신ㆍ구약 성경을 읽어야 한다. 구약성경은 유다인들이 ‘타낙’이라 부르는 율법과 예언서, 역사와 시편, 지혜문학이 수록된 문서집이다. 구약성경 대부분은 히브리어로 쓰였으나 에즈라기와 예레미야서, 다니엘서는 아람어로, 지혜서와 집회서 등 7권은 헬라어로 쓰였다. 구약성경은 기원전 3세기부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헬라어로 옮겨졌다. 이스라엘 12지파에서 각각 6명씩 뽑힌 72명의 율법학자가 72일 동안 모세 오경 번역을 마쳤다.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모두 번역을 마쳐 구약성경의 헬라어 번역본 전체를 일반적으로 ‘칠십인 역본이라 부른다.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완성된 구원의 신비를 드러내는 책이다. 신약성경은 27권으로 되어 있다. 모두 헬라어로 쓰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도들의 행전, 바오로를 비롯한 사도들과 제자들의 전승, 묵시록 등을 수록하고 있다. 성경 경전은 왜 교회마다 다를까 그리스도교는 크게 로마 가톨릭인 서방 교회와 정교회인 동방 교회, 그리고 개신교로 나눌 수 있다. 서방 교회에서는 바오로 3세 교황이 1546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4세기 때부터 대중 성경으로 사용해온 「불가타」를 성경 경전(經典-표준 성경)으로 반포했다. 보편 교회에서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는 신약 27권, 구약 46권 총 73권이다. 신약성경은 마태오ㆍ마르코ㆍ루카ㆍ요한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 14개 바오로 서간, 7개 가톨릭 서간, 요한 묵시록으로 구성돼 있다. 서방 교회는 4세기에 이미 현재의 27권과 동일한 신약성경을 확정했고, 바오로 3세 교황이 1546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성경 정경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령으로 반포했다. 오늘날 보편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경이다. - 교단 별로 인정하는 신·구약 성경.
구약성경은 경전의 수가 교단에 따라 다르다. 가톨릭교회는 39권의 히브리어 성경과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기 상ㆍ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등 헬라어로 쓰인 7권을 더해 총 46권을 구약성경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개신교와 유다교는 히브리어 성경 39권만 구약성경으로 인정한다. 그리고 그리스 정교회는 히브리어 성경에 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만 더해 43권 구약성경을 경전으로 쓰고 있다.<표 참조> 구약성경의 경전이 서로 다른 이유는 초대 그리스도교가 헬라어 구약성경인 칠십인역을 표준 성경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이 칠십인역을 구약성경 경전으로 받아들였지만, 개신교와 유다교는 헬라어 7권의 성경을 경전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히브리어 성경 39권을 ‘구약 제1경전’, 헬라어 7권을 ‘구약 제2경전’으로 구분해 부르고 있지만 모두 똑같은 권위와 위상을 누린다. 외경과 위경 가톨릭교회는 성경 경전에 포함되지 않은 문학 작품을 헬라어로 ‘아포크리파’(αποκρυφα), 우리말로 ‘외경’(外經)이라고 부른다. ‘감추어진 것’ ‘숨겨진 것’이란 뜻의 아포크리파는 성경 경전과 비슷한 면을 지니면서도 영지주의 등 교회와는 다른 가르침을 전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정통 신앙과 다른 오류를 전할 수 있기에 외경을 전례에서 공적으로 낭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전례가 거행되는 동안 이 책들은 ‘숨겨져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아포크리파라 불렀다. 위경(僞經, pseudepigrapha)은 개신교 용어로 허위 성경이란 뜻으로 가톨릭에서 말하는 외경들을 지칭한다. 아울러 개신교에서는 가톨릭 성경의 구약 제2경전 7권을 ‘외경’이라고 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1월 25일, 리길재 기자] [성서 주간] 성경을 모티브로 한 영화 만나보기
스크린에 펼쳐진 희생과 부활… 성경 속 예수님과 닮았네 - 노아의 방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 ‘에반 올마이티’ 중 한 장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양쪽으로 갈라진 홍해. 별을 보고 아기 예수님을 찾아가 경배한 동방박사.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사람도, 성경을 읽지 않은 사람도 대부분 알고 있는 성경 내용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친숙해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영화 제작자가 성경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성서 주간을 맞아 성경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살펴본다. 생생하게 스크린에 옮기다 성경을 차용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성경 속 사건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영화적 기법이 더해지면서 머릿속 상상에 머물던 장면들은 더 생생하게 재현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그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와 오병이어의 기적 등 마르코 복음서 내용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선 오브 갓’(2014)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탈출기도 영화가에서 자주 찾는 성경이다.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1998)와 ‘액소더스 : 신들과 왕들’(2014)은 똑같이 탈출기 내용을 다뤘지만, 각각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 영화 ‘마더!’는 성경적 상징을 녹여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이 영화에서 여자는 대자연, 남자는 신으로 상징된다. 주요 줄거리와 특징만 활용한 영화도 있다. ‘에반 올마이티’(2007)는 노아의 방주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신의 임무를 받아 미국 워싱턴 한가운데 방주를 짓는 주인공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라자루스’(2015)는 성경을 모티브로 한 공포영화다. 죽었다가 되살아난 라자로(요한 11,38-44)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죽었던 동료가 실험을 통해 다시 살아나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는 긴장감 넘치는 내용이 이어진다. 상징으로 풀어내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2017)는 성경적 상징을 영화에 녹여내 주목을 받았다. 상징을 모르고 영화를 본 사람은 혼란만 느끼다 상영관을 나왔다고 할 정도다. 영화의 주인공은 여자와 남자다. 여자는 정성껏 집을 꾸미며 남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이방인들이 찾아와 집을 어지럽히기 시작하면서 평화가 깨진다. 여기서 집은 지구, 여자는 대자연, 남자는 신 그리고 이방인들은 우리를 뜻한다. 감독은 “사람들이 지구를 대하는 방식에 불만을 느껴왔다”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지구에 대한 동정심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 성경 구절을 영화의 주제 의식으로 살린 영화 ‘곡성’의 한 장면. C.S. 루이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에도 성경적 해석이 숨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공습을 피해 시골에 간 네 남매는 숨바꼭질을 하다 옷장을 통해 신비한 세계 ‘나니아’에 들어가게 된다. 이곳을 다스리는 자가 바로 사자인 ‘아슬란’. 아슬란은 하얀 마녀에게 공격을 받아 죽지만 다시 살아나 사악한 적들을 물리친다. 이런 과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 악에 대한 심판을 떠올리게 한다. 성경 구절에서 주제를 찾다 성경 구절이 영화의 주제 의식이 된 경우도 있다. ‘곡성’(2016)은 영화 시작부터 성경 구절이 등장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한 자신을 보고 무서워 떠는 제자들에게 손과 발을 확인시켜주는 대목(루카 24,37-39)이다. 인간은 의심이 많고 나약하기 때문에 현혹되기 쉽다는 영화의 주제를 미리 알려주고 있다. 영화 개봉 당시 나홍진 감독도 여러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주제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성경을 인용했다고 여러 번 설명한 바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1월 25일, 백슬기 기자] [성서 주간] 성경 공부 바르게 하기
귀에 솔깃한 참된 말씀 같지만… (신천지 성경 공부)속지 마세요 유사종교에 피해를 보는 가톨릭 신자가 적지 않다. 가장 공격적 포교 활동을 펼치는 곳이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다. 요한 묵시록 15장 증거의 장막이 신천지 교회라 가르치며 교주 이만희씨에게 재림 예수의 영이 내려 천국의 비밀을 계시했다고 주장한다. 신천지인들은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신자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성경 공부하자며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비유로 전하는 전도는 듣는 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신천지에 빠진 신자들은 “진짜 하느님과 참된 말씀을 알았고 구원을 얻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족 중 한사람이 신천지에 빠지면 나머지 가족은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간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교회 단체들은 유사종교의 실체를 전하며 예방과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신천지 포교법은 △ 개인 정보 수집 △ 섭외 △ 개인 복음방 △ 센터 과정 순이다. 교리도 가톨릭과 달리 성경을 구약과 신약, 계시록의 시대로 구분한다. 가톨릭에 없는 계시록은 교주를 신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유사종교의 전형적 수법이다. 삼위일체 신앙도 없어 ‘예수님은 하느님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지상에 신천지인 14만 4000명 안에 들면 내가 가족을 구원시킬 수 있다’ ‘요한 세례자는 배교자’ 등을 가르치고 비유 풀이에 힘 쏟는다. 신도가 20만이 되어가자 ‘전 세계에서 한날한시에 14만 4000명을 뽑는 시험을 시행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신천지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든 만큼 예방과 대처가 중요하다. 누군가 성경 공부를 제안한다면 가톨릭교회에서 공인된 프로그램인지 살펴봐야 한다. 유사종교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 사제와 본당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교회 체제 안에서 참 기쁨을 누린다면 유사종교에 현혹될 일도 없을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다양한 성서 사도직 프로그램으로 말씀에 목마른 신자들의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다음은 서울대교구 인증 주요 성서 사도직 프로그램이다. △ 성서못자리 △ 성서백주간 △ 여정성서모임 △ 가톨릭성서모임 △ 가톨릭청년성서모임 △ 베네딕도 성서학교 △ 성바오로교육관 △ 바오로성서모임 △ 성바오로딸수도회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1월 25일, 백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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