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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효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3 조회수545 추천수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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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 윤식님께서 추천해 주신 [인물] 시아버지의 아들을 낳은 다말 은 주소가 명확치 않아 링크가 안됩니다.
    보시기에 편하시라고 아래에 복사해 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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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인물] 시아버지의 아들을 낳은 다말
 
 
야곱의 넷째 아들 유다는 형제들과 떨어져 나와 살았다. 유다는 이방인인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과 결혼했다. 그리고 세 아들을 낳았는데 에르 오난 셀라였다. 유다의 맏아들 에르와 결혼한 여인이 다말이었다.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남자가 여러 번 결혼하면 능력(?)이 있고 여자가 여러 번 결혼하면 팔자가 세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말은 팔자가 센 여자였다. 다말의 남편인 에르는 하느님의 눈밖에 나서 죽음을 당했다. 졸지에 다말은 청상과부가 되었다. 유대인의 관습은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을 하게 되어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 유다는 둘째 아들 오난을 불렀다.
 
“얘야 너의 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으니 형의 후손을 남기도록 네가 힘 좀 써야겠다. 네 형수와 동침하도록 해라.”
 
“예 아버님” 하고 오난도 대답을 했지만 속으로는 딴 생각을 먹었다. ‘형수가 아이를 난다고 해도 그 아이는 형의 아들이지 내 애는 아니야. 내 아들인데도 내 것이 되지 못하는데 손해 볼일을 내가 왜 해 미쳤나. 내가.’ 오난은 형수와의 잠자리에서 고의로 정액을 바닥에 흘려 임신을 못하게 했다. 이 행동이 하느님의 눈에 벗어나 그도 죽음을 당했다.
 
그러자 아버지 유다는 덜컥 겁이 났다. 막내아들 셀라도 죽을까 염려되어 다말을 친정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얘 며늘아기야 법도대로 하면 셋째와 혼인을 해야 하는데 아직 나이가 어리니 당장은 혼인이 힘들겠다. 친정에 가 있으면 셀라가 어른이 된 후 너를 부르마.” 다말은 속으로 분하고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남편과 시동생이 죽은 게 내 탓이란 말인가. 그래도 할 수 없지. 시아버지의 말씀을 따르는 수밖에….’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다말에게는 연락이 없었다. 다말은 속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시아버지는 애초부터 나와 셀라를 혼인시킬 생각이 없었어. 구실을 붙여 나를 내쫓은 거야. 이 노인네 어디 두고보자….’
 
다말은 자신을 내쫓은 시아버지에게 앙심을 품었다. 어느 날 유다는 친구와 함께 딤나 지방으로 양털을 깎으러 올라갔다. 그 소식을 듣고 다말은 과부의 옷차림을 벗어버리고 너울을 써서 몸을 가리고 길가에 앉아서 유다를 기다렸다. 유다는 그녀를 보자 창녀로 생각하고 수작을 건넸다. 그녀도 유다를 유혹하는 몸짓을 했음을 상상할 수 있다. 유다는 자신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그녀와 동침하려 했다.
 
유다가 말했다. “내가 지금은 가진 게 없으니 새끼 염소 한 마리를 화대로 보내마.” “그럴순 없지요 새끼 염소가 도착할 때까지 담보물을 맡기세요.” “무엇을 맡겨야 하니?” “당신의 줄 달린 인장과 지팡이면 됩니다.” 유다는 인장과 지팡이를 주고 다말과 잠자리에 들었다. 집으로 돌아간 유다는 친구를 시켜 담보물을 찾으려고 새끼 염소를 보냈으나 그녀를 만날 수조차 없었다. 석 달 후 유다는 며느리 다말이 아이를 잉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다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렀다. “다말을 끌어다 화형을 시켜라. 정숙치 못하게 수절과부가 간음하여 아이를 배다니. 못된 것.” 유다는 자신의 추악한 행동은 생각치 않고 며느리를 단호하게 단죄했다. 사람에겐 그런 심리가 있나보다. 자신과 똑같은 잘못을 지은 다른 사람에 대해 과도하게 분개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죄를 감추려했던 게 아닐까. 다말은 끌려나오게 되자 시아버지에게 전갈을 보냈다.
 
“이 물건은 누구의 것입니까? 나는 그의 아이를 배었습니다.” 유다의 인장과 지팡이를 보냈다. 유다의 껄끄러운 과거가 드러나고 말았다. 다말은 인장과 지팡이를 들고 충격을 받은 유다의 얼굴을 생각하며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유다는 “그애가 나보다 낫구나. 다 내 잘못이다. 아들 셀라와 결혼시킨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다말은 분명히 팔자가 드센 여인이었다. 남편 둘을 차례로 여의고 시아버지의 쌍둥이 아들을 낳은 여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녀에 대해 비난보다는 연민이 느껴진다.
 
[허영엽 신부, 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평화신문, 1999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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