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사도행전 읽기 (12) 요한 마르코의 귀환(13,13) 바오로 일행이 파포스에서 배를 타고 팜필리아의 페르게로 갈 때 요한 마르코는 그들과 헤어져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아마 페르게에서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로 가는 험준한 안티타우루스 산맥 때문에 겁을 먹은 듯합니다. 이 산맥은 겨울에는 눈 때문에, 그 외의 시기는 산적 때문에 목숨을 걸지 않으면 넘기가 매우 어려운 산맥으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산맥을 넘으려는 이들은 함께 모여 돈을 모아 사병을 사야 할 정도로 산맥을 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바오로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마르코 때문에 화가 나서, 2차 선교여행에는 그를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그로 인해 바르나바와 갈라서기까지 합니다(사도 15,38-39 참조). 하지만 나중에 바오로는 마르코와 화해하여 그를 아주 요긴하게 사용합니다(2티모 4,11).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 선교(13,14-52) 안티오키아에 도착한 일행은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서 복음을 선포합니다. 13,15를 보면 율법과 예언서 봉독이 끝나자 회당장이 그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청했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 회당 관습과 잘 부합합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회당을 방문한 이들 가운데 율법에 정통한 이를 청해 율법 해설을 듣는 것을 즐겼습니다. 이런 관습을 배경으로 바오로가 설교하게 되었는데, 바오로는 이집트 탈출부터 시작하여, 40년의 광야 생활, 판관 시대부터 다윗 임금 시대에 이르기까지 구약성경 전체를 아주 짧은 말로 요약합니다. 그러고 나서 메시아에 대한 구약의 약속에 대해 이야기한 뒤 예수님이 바로 그 메시아임을 단언합니다. 더 나아가 신약 가운데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모든 것이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진 것임을 설파합니다(사도 13,16-41). 바오로의 설교를 들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바오로를 따릅니다. 이를 시기한 유다인들이 바오로를 모독하며 반박하자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유다인들이 복음을 배척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다른 민족들에게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선언합니다(사도 14,46). 사도 18,6에서도 바오로는 코린토의 유다인들에게 이 선언을 한 번 더 내릴 것입니다. 이처럼 루카는 복음이 이방인들에게로 넘어간 것이 유다인들의 배척 때문임을 강조합니다. 유다인들은 자신들 편인 이방인들을 선동해 바오로 일행을 박해하며 그 지방에서 쫓아버립니다. 그러자 바오로의 일행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루카 10,11) 발의 먼지를 털어버린 뒤 이코니온으로 갑니다. 그들은 유다인들의 박해 가운데서도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스승님과 같은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9월 27일 연중 제26주일(이민의 날) 가톨릭마산 3면, 염철호 요한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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