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정의구현사제단 질문입니다.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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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재용 | 작성일2014-01-23 | 조회수1,760 | 추천수15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1. 먼저 신부님들의 (정식 서품받으신...) 모임이라는것 까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모임 혹은 단체에 관한 천주교 공식 규범같은 것이 존재하는지요. 교회 내의 단체들은 교회법에 의해 구성된 공식 단체와 교회법이 규정하지 않은 임의 단체가 있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임의 단체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만드는 동호회와 비슷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부의 사제들이 뜻이 통해 임의적으로 모인 단체입니다. 임의 단체들은 과거 육군의 하나회처럼 전체 조직에 크게 해를 끼치는 단체도 있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옹호하는 입사동기회처럼 대체로 모태 조직에 도움이 되는 단체들도 있습니다. 2. 저희 평신도들의 경우 신부님들께서 ''이것이 옳다'' 라고 말씀 하시면 대부분 그 뜻을 존중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부작용에 대해 천주교 공식 입장에서는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첨언드리면, 지난 광우병 사태때 활동하신 부분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수입산 쇠고기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음으로 현재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태 조직이 임의 단체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는 드물고 정구사에 대해서도 천주교 공식입장이 사실 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식화되려면 아마 많은 시간이 흘러야할 것입니다. 정구사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는 정평위의 주장을 흔히들 천주교회의 공식입장이라고 강변하지만 정평위는 자문 기관에 불과하기 때문에 천주교를 공식적으로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천주교의 공식입장이라는 것은 사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교구별로 표명될 수 있을 뿐이고 한국교회 전체로 표명되려면 주교회의의 논의를 거쳐야만 합니다. 현재로서는 교구별로도 정구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 공식화된 곳은 없습니다. 그냥 두고 보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3. 현재 시국미사가 많은데 천주교에서 보시기에 민주주의 기반이 몹시 흔들리고 있는지요. 심각한 문제상황이라면 천주교의 모든 교인들이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하여 생업을 마다해야할텐데, 그러한 이야기는 없는걸로 알고 있어서 궁금합니다. 시국미사에 참여하는것이 천주교인으로서 올바른 일인가요? 아닌가요? 이부분 모르겠습니다. 천주교는 믿을 교리로는 하나이지만 주변 문제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복잡한 견해를 지닌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무엇이 정의이냐에 대한 소견도 대단히 다르기 때문에 이념 상으로도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을 우방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경계해야 할 잠재적 위협세력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교인들이라고 동일한 생각을 지니지는 않았고, 사제나 주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시국미사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란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정치적으로 불만을 지닌 사람들은 목청을 높혀 시국미사를 옹호하지만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정당성을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그 참석을 권유하거나 만류하기는 힘듭니다.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4. 로마 교황청은 한국의 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하여 어떤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문제에 대해 우리도 명확한 공식 입장이 없는데 교황청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원로사제급에 해당되는 박홍 신부 같은 분은 명쾌히 반정구사이지만 함세웅 신부는 실질적인 정구사 리더입니다. 의식하든 의식 못 하든 신자들도 둘로 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찌 보면 불행이지만 냉정히 보면 불행일 것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사람이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을 뿐이지요. 말주변이 없어서 제대로 묻고자 한것을 제대로 표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여 예절이 어긋난 표현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기에, 주로 반대하는 분들의 의견에 답하고자 그리고 제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여줍고자 쓴글이니 기분 상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구사에 대한 찬반은 사람들이 지닌 정치적 태도에 따라 확연하게 갈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정구사는 신앙이 아닌 정치적 현상이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신앙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불편하고 어지러워집니다. 질문하신 분의 마음을 제 나름으로는 이해합니다. 어차피 판단하기 어려운 게 세상에서의 하느님의 뜻이지요. 하느님의 뜻만 분명하다면 세상에 어려울 일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정구사 뿐 아니라 세상의 다른 문제들도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가 되지요. 부디 편한 마음으로 하느님 만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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