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사도행전 읽기 (17) 바오로의 체포(21,17-36) 세 번째 선교여행이 끝날 무렵 바오로가 신변의 위험을 느낄 정도로 예루살렘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바오로를 만류했지만, 바오로는 만류를 뿌리치고 예루살렘으로 해외 교회에서 거두어들인 헌금을 전하러 올라갑니다. 예루살렘 모교회 사람들은 헌금을 감사히 받으며 바오로를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모교회를 다스리던 야고보는 유다인들이 바오로가 모세 율법을 배척한다고 오해하고 있으니,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네 사람의 나지르인들의 정결 예식에 참여하고 그 제사 비용을 맡으라고 권고합니다. 이에 순응한 바오로는 정결 예식을 행한 뒤 성전으로 올라가 자신이 율법을 거스르려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올라온 유다인들이 바오로를 알아보고 사람들을 선동하여 바오로를 죽이려고 큰 소동을 일으킵니다. 성전 북쪽 편에는 예루살렘을 감시하던 천인대장이 머물던 안토니오 요새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축제 때마다 바닷가의 카이사리아에 머물던 총독이 올라와 지내던 총독 관저로,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은 뒤 가시관을 쓰고 매를 맞았던 곳입니다. 이 요새에서는 예루살렘 성전을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문제가 벌어지면 즉시 지하 통로를 이용하여 예루살렘 성전 내부 뜰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침 병사들이 성전 마당에서 일어난 소동을 지켜보다가 천인대장에게 보고하자, 천인대장은 백인대장들과 함께 개입하여 사람들이 바오로를 죽이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여 바오로는 안토니오 요새로 잡혀갑니다. 바오로의 변론(21,37-22,21)과 로마 시민권 행사(22,22-29) 바오로는 천인대장에게 기회를 얻어 백성들 앞에서 히브리어로 연설을 합니다. 이 연설에서 바오로는 자신의 회심 이야기와 이방인에 대한 선교 사명에 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마치, 사도행전 전체를 요약하는 듯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바오로의 이야기를 듣던 군중은 그의 말문을 막으며 죽이려 합니다. 백부장이 소란의 이유를 알기 위해 바오로에게 매질을 하려 하자, 바오로는 자신이 로마 시민임을 알립니다. 당시 로마 시민은 다양한 권리를 지니고 있었는데, 황제에게 재판받을 수 있는 권리와 재판 없이 투옥되거나 심판받지 않을 수 있는 권리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이전에도 바오로는 여러 번 감옥에 갇히거나 재판을 받고 매질을 당했지만 로마 시민권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바오로는 의도적으로 로마 시민권을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그를 로마로 인도하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23,11 참조). 이처럼 자랑할 법한 로마 시민권을 사용할 때도 바오로는 오직 주님의 일을 위해서만 사용합니다. [2020년 12월 27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가톨릭마산 3면, 염철호 요한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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