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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주교님 미사 드릴때 초를 하나더 키는이유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김성권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1 조회수3,206 추천수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질문. 미사, 기도 때 촛불은 왜 켜나요?


로마 성지 순례를 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초세기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숨어 살던 지하 묘지인 칼리스토 카타콤바입니다.
그곳에서 체칠리아 성녀의 묘지도 있지요.
로마에는 이곳을 비롯해 40여개의 크고 작은 카타콤바가 있습니다.
카타콤바는 미로와 같이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고,

신자들만 아는 비밀통로가 있어서 박해를 피해 은신처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박해를 피해 미사를 봉헌 봉헌하였던 곳입니다.
신자들을 잡으러 왔던 로마 군인이 감화를 받아

오히려 세례를 받고 순교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렇게 초대교회 공동체는 박해를 피해서 지하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카타콤바는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지하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례 거행 시에 촛불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역사적인 전통에 따라 지금도 미사 중에 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사 때에 제대 위에 켜는 초의 개수는 늘 같지 않습니다.
이는 전례의 의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제대 위에 놓이는 초의 수는 전례력에 나와 있는 등급 순위에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초의 개수를 보면 그날 전례의 성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평일이나 기념일에는 2개의 초를 켭니다.
주일이나 고유 축일에는 4개의 초를 켜지요.
그리고 대축일과 의무 축일에는 6개의 초를 켜게 됩니다.


예외적으로 7개의 초를 켜는 경우가 있는데,
주교님이 미사를 드릴 때입니다. 일명 '주교 초'라고 하는데,
대사제인 주교님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 날 미사 초에 하나를 더 켜게 되는 것입니다.


초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태워 빛을 내는 초를 희생의 상징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제를 존경하는 뜻도 있습니다.
또한 빛이신 예수님, 즉 어두운 세상을 비추시는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께서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선포합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요한 1, 5-9)


이처럼 우리는 촛불을 볼 때마다 예수님의 빛을 생각하고

우리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알아둡시다>


우리가 전례 중에 촛불을 켜는 것은 하느님께서 함께하심,
특별히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심을 나타냅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기쁨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또 촛불이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히듯이

우리도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이웃을 위해 태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식 때, 첫영성체 때,

수도 서원이나 서품식 때에 후보자들이 촛불을 받아들거나

촛불을 들고 입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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