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간 기획] 성경 필사 · 통독에 관한 Q&A
성경 말씀이 살아있는 ‘내 것’ 되게 하려면? 연중시기 마지막 주간은 ‘성서 주간’이다. 한국교회는 1985년부터 이때를 성서 주간으로 정해 신자들이 일상생활 중 성경을 더 가까이하며 자주 접하기를 권장한다.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이 위축된 가운데 성경 통독이나 성경 필사 등 말씀을 통해 신앙심을 고취하는 노력이 본당별, 개인별로 활발하다. 성서 주간을 맞아 성경 필사와 통독에 대한 궁금증을 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 이승환 신부(교구 성경 사목 팀장·사진)와의 질의응답으로 풀어본다. Q: 성경을 가까이 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고 예로니모 성인이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는 ‘성경을 가까이하여 그리스도에게 다가가도록’ 권장해 오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말씀하시는 하느님과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그분께 이끌려 생명의 말씀에 따라 살고 이를 선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가까이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경을 가까이 두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말씀을 가까이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특히 시간과 분량을 정해두고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도 권장되는 방법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담긴 진리는 심오합니다. 많은 비유와 은유, 상징들이 사용되고 당대의 지역과 시대 특성을 담고 있기에, 혼자서 읽다 보면 자칫 그 뜻을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상 신학과 교회 가르침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교회가 공인한 성경 공부 프로그램(여정, 가톨릭 성서모임, 성서 못자리, 성서 40주간, 성서 백주간 등)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온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교구 사이버성경학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성경 필사’와 ‘성경 통독’ 방법은 어떤 면에서 성경 읽기에 도움이 될까요? A: 성경 필사의 경우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성경을 노트에 옮겨 적거나, 특별히 글자 하나하나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옮겨 적다 보면 어느새 필사하는 시간이 내적인 힘을 길러주는 것을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체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경을 가까이하게 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경 통독은 성경을 한 통으로 읽어내는 작업입니다. 이는 예수님 활동을 통으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긴 역사의 시간 안에서 살피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 활동과 가르침 의미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거나, 쓰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 소리를 알아듣는 체험을 할 것입니다. 성경 속 인물이 자신에게 이입되는 체험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 안에 글씨로 주어진 말씀이 살아있는 나의 것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Q: 포기하지 않고 성경을 끝까지 읽거나 쓰려면 어떤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성경 읽기, 쓰기는 식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때 먹는 음식이 몸에 이롭듯이, 정해진 시간에 읽고 쓰는 정해진 분량의 말씀은 영적 활동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성경 전체를 쓰거나 읽는 것을 목표로 잡을 수 있겠지만 ‘주님께서는 오늘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걸까? 내가 무엇을 알아듣기를 원하시는 걸까?’ 등 기도하는 마음으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말씀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도 달라집니다. 체험도 중요합니다. 먼저 체험한 분들의 나눔을 듣고 꾸준히 실행해보는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도 하느님과의 구원 여정에 앞서 그분과의 체험이 있었습니다. 이런 신앙 선조들의 체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에게도 체험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어떤 의지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어느새 필사를 하거나 성경을 읽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신약성경의 복음서나 서간처럼 익숙한 내용부터 읽거나 쓰기 시작해도 될까요? A: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신약의 하느님부터 만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분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사실이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을 알아보기 더 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하느님의 구원사 혹은 구원 활동을 보면서, 이 하느님의 구원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 보려는 마음도 생길 수 있습니다. Q: 말씀이 내 삶의 지침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성경은 단순히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담아놓은 책이 아닙니다. 실제로 살아 있는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오늘 내게 하시는 그분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며,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이끌림을 받습니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으로 성경 말씀에 다가가면 말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믿음으로 말씀에 다가가 그 말씀을 올바로 알아듣고 해석한다면, 분명 우리의 신앙은 깊어지고 굳건해질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를 구원 여정으로 초대하며, 우리 영성 생활을 발전시키는 훌륭한 도구이자 지침서입니다. 성경 묵상과 실천으로 체험하는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이웃을 향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랑 실천에 대한 관심과 선교 열정이 뜨거워질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제2의 그리스도가 될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11월 21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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