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16) 두 번째 논증(3,1-4,7) 지금부터 갈라티아서의 몸말(1,6-6,10) 중 두 번째 논증(3,1-4,7)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의 핵심 내용, 곧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설명합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사실을 이미 2,16에서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2,16의 진술은 첫 번째 논증의 마지막 단락(2,15-21)에 속하는 것으로, 바오로가 케파의 위선을 질책하기 위해 근거로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바오로는 앞서 언급했던 복음의 핵심 내용을 갈라티아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논증(3,1-4,7)은 다음 네 단락으로 전개됩니다. 첫째,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이 성령을 받은 사실을 근거로 의로움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얻게 된다고 설명합니다(3,1-5). 둘째, 아브라함의 믿음이 의로움으로 인정되었다는 성경 말씀(창세 15,6)은 의로움이 오로지 믿음을 통해 주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3,6-14), 셋째, 율법은 믿음으로 의롭게 되도록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감시자 노릇을 했음을 언급합니다(3,15-29). 넷째, 바오로는 상속 원리를 바탕으로 신앙인이 율법 아래 종살이를 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이자 상속자로서의 삶, 곧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이미 의롭게 된 삶을 살고 있음을 밝힙니다(4,1-7). 바오로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이유는 갈라티아인들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움’은 본디 하느님 앞에 올바르게 서 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갈라티아인들은 열렬한 마음으로 신앙을 받아들였고, 세례를 받아 신앙인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갔습니다(4,14-15).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할례 예식을 통해 율법 준수의 삶을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율법을 성실히 지킴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의롭게 여겨질 것이라 희망하였던 것입니다. 요컨대 율법 준수를 통해 의로움에 이르고자 하는 것입니다(5,4). 바오로는 이러한 갈라티아인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본질(정체성)에 위배되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즉, 외적 규정에 근거한 의로움을 추구하면서 하느님의 섭리에 뿌리를 둔 믿음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갈라티아인들에게 의로움은 율법 준수와 관련 없고,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2022년 1월 30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광주주보 빛고을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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