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맛들이기] 콩나물에 물을 주듯이 신앙은 정체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앙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성숙한 신앙인이 있는가 하면 성장이 멈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숙한 신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삶의 목표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에 반해 오랜 신앙생활을 하면 신앙이 자연스럽게 성장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습관적인 신앙생활에 익숙한 신앙입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공동체 생활에 익숙해지고, 전례 참여나 활동 등에 습관적으로 젖어 드는 모습이 신앙적으로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마르 4,1-9)를 통해서도 신앙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비유에서 우리는 밭입니다. 우리가 어떤 밭이 되느냐에 따라 열매를 전혀 못 맺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열매를 30배, 60배, 100배로 맺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열매를 맺으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씨앗 즉,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이미 하느님 말씀의 씨앗이 심어져 있습니다. 농부가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얻기까지 땀을 흘리며 물과 양분을 필요로 하듯이, 우리 마음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이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어떤 사람은 자기의 고집을 꺾어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죽기보다 싫은 자존심을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두 번 성경 말씀대로 실천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그 연습들이 모여서 변화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생명의 말씀을 듣게 되면 희망이 보입니다.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용기를 내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 말씀을 들으면 복잡한 삶도 조금씩 정리가 되어갑니다. 또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깨우쳐줍니다. 신자들의 삶에서 성경 말씀이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성경을 읽지 않는 데 있습니다. 날마다 영혼의 양식인 성경을 읽고 묵상기도를 한다면 하느님으로부터 내적 힘과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은 그 말씀을 읽는 사람과 함께 성장한다”(성 대 그레고리오, 「가톨릭 교회 교리서」 94항). [2022년 2월 20일 연중 제7주일 수원주보 3면, 이승환 루카 신부(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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